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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화물연대 총파업

타이어 출하 중단·충전소 개점 휴업…화물연대 파업 사흘째 '피해 눈덩이'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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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화물연대 총파업이 사흘째를 맞은 가운데 물류 중단 여파가 전국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일부 강성 노조원들이 제품 출하를 막으면서 시내버스 운행도 차질을 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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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파업 사흘째인 9일 오전 서울의 한 시멘트 공장에 레미콘 차량들이 멈춰서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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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대전시에 따르면 대전도시공사가 운영 중인 3개 충전소 운영이 전면 중단됐다. 유성구 학하, 동구 낭월, 대덕구 신대 등 시내버스 차고지에 설치된 3개 수소충전소는 지난 8일부터 순차적으로 가동을 멈췄다. 수소를 공급하는 충남 서산 대산산업단지 공장에서 출하가 전면 중단됐기 때문이다. 화물연대 노조원들은 파업에 들어간 7일부터 대산산업단지에서 외부 반출을 봉쇄하고 있다. 경찰이 화물차 운행을 방해한 혐의(업무방해)로 조합원 6명을 연행했지만, 봉쇄는 풀리지 않아 당분간 출하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수소 출하 중단, 시내버스 운행 차질



대전지역에서 운행하는 시내버스는 1015대로, 이 가운데 수소를 연료로 사용하는 버스는 18대다. 이들 버스는 한 번 수소를 충전하면 이틀간 운행이 가능한데 8일 충전소 운영이 중단되자 경부고속도로 신탄진휴게소(상행선) 등 4곳의 민간 충전소에서 연료를 채우고 있다. 대전시는 수소버스 18대의 운행 중단이 불가피하다고 판단, 시내버스 회사와 협의를 통해 배차 간격 등을 조정할 방침이다. 수소버스 운행이 중단되면 51대의 예비차도 투입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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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화물연대 총파업 이틀째인 8일 부산시 남구 신선대부두 야적장에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 파업이 길어질수록 화물 적체가 우려된다. 송봉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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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제천·단양지역 시멘트 공장의 가동도 중단 우려가 커졌다. 화물연대 충북지부는 오전 9시부터 한일시멘트 단양공장 출하장 앞에서 노조원 10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공장 주변에서 시멘트 출하를 저지했다.



단양 시멘트공장, 보관창고 용량 80% 넘어



한일시멘트 단양공장과 성신양회는 지난 7일부터 사흘째 시멘트 육송 출하가 중단됐다. 한일 단양공장은 하루 1만5000t, 성신양회는 하루 2만6000t의 시멘트를 생산한다. 이 중 60%를 벌크트레일러(BCT)를 이용한 육로 운송에 의존하고 있다. 하루 1만1000t을 생산하는 아세아시멘트 제천공장도 사흘째 육송 출하가 중단됐다. 출하 차질로 생산된 제품이 공장 내 보관창고인 사일로(저장고)에 그대로 쌓이고 있다.

시멘트업계 관계자는 “철도를 이용해 제품을 내보내고 있지만, 보관창고 용량이 80%까지 찬 상태”라며 “이대로 가다가는 이르면 내일 공장 가동을 순차적으로 중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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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부터 총파업에 돌입한 민주노총 화물연대 전남본부 노조원들이 전남 광양항 출입구에 화물트럭을 배치하고 거점 투쟁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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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연대 총파업 영향으로 부산항 하루 컨테이너 반출입량은 크게 줄었다. 지난 8일 오후 5시부터 9일 오전 10시까지 컨테이너 반출입량은 1만1천628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로 5월 동시간대 반출입량 3만349개의 30% 수준에 머물렀다. 야적장에 컨테이너가 쌓여 있는 정도를 나타내는 장치율은 76.3%로 평소보다 6%포인트 늘었다.



부산·광양·여수, 물류 차질 현실화



화물연대 부산본부는 부산항 신항과 북항, 서구 삼표시멘트와 사하구 쌍용양회 앞에서 집회·선전전·행진을 이어갔다. 경찰은 주요 지점에 경력을 배치, 물리적 충돌 등 불상사에 대비했다. 이날 오후까지 화물연대 조합원들이 차량 운행 방해 등 행위는 발생하지 않았다.

파업이 사흘째 이어지면서 포스코 광양제철소와 여수국가산업단지 등 전남 동부권에 입주한 석유화학업체 물류 차질이 현실화하고 있다. 포스코 광양제철소는 파업 이틀째였던 지난 8일 하루에만 철강 제품 등 1만5000t의 물류가 화물연대의 운송 거부로 반출되지 못했다. 광양제철소는 9일에도 전날과 비슷한 1만5천t가량의 생산품이 쌓일 것으로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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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연대 총파업 이틀째인 8일 오후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명촌정문 앞에서 화물연대 조합원들이 선전전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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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산단에서도 화물연대 조합원 600여 명이 7일부터 GS칼텍스와 LG화학 등 석유화학 공장 앞에서 거점 투쟁을 하고 있다. 석유화학업체는 화물연대의 파업에 대비해 긴급한 물류는 미리 반출하거나 다른 물류 창고로 옮겼지만, 파업이 길어지면서 생산 제품이 공장에 쌓이고 있다. 긴급한 물량은 화물연대 측과 협의를 거쳐 일부 물량을 반출하고 있지만, 평소보다 90% 이상 외부로 나가지 못하고 있다.



산단 업체 "공장 마비 사태 올 것" 우려



여수산단의 한 업체 관계자는 “긴급 물량은 겨우 반출하는 상황이지만 이마저도 중단되면 사실상 공장이 마비되는 사태가 올 수도 있다”며 “제때 제품을 공급하지 못하면 앞으로 사업에도 차질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타이어 업계도 생산한 수출·내수용 제품 출하 중단으로 손실이 불가피해졌다. 한국타이어 금산 공장은 제조한 타이어의 50%, 대전공장은 30%만 출하가 가능한 상황이다. 두 공장에선 하루에 6만개씩 타이어를 만들고 이 중 70%를 수출한다. 금호타이어는 평택·광주·곡성 등 국내 공장 3곳에서 출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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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에서는 부품 운송거부로 현대자동차 생산라인 가동이 차질을 빚었다. 화물연대 조합원들은 8일 오후 2시부터 울산공장 납품 거부에 들어갔고, 당일 오후 4시부터 생산라인 가동 차질이 시작됐다. 울산공장 관련, 납품·완성차 이송 등을 담당하는 조합원은 1000여 명가량을 추정된다.

경찰은 운송 방해 등의 행위에 불안을 느끼는 화물차 운전자의 요청이 접수되면 에스코트를 지원하고 있다. 지난 8일 오전에도 “화물연대 집회 참석자들이 길을 막고 차량을 세운다”는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현장에 출동, 화물차 2대가 2㎞를 이동하는 동안 보호했다.



경찰, '운송 방해 우려' 요청땐 에스코트



울산경찰청 관계자는 “화물연대 파업 이후 5차례에 걸쳐 화물차 9대를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에스코트했다”며 “긴급한 물류 차량이 112를 통해 보호를 요청하면 즉시 현장으로 이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단양·울산·부산=신진호·최종권·백경서·김민주 기자 shin.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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