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오후 2시부터 車부품 납품·운행 중지
현대차·기아 등 생산부터 고객 인도 ‘빨간불’
철강업계 이틀째 육로 통한 제품출하 막혀
대산 석유화학단지 진입로 막혀···통행 차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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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파업 이틀째에 접어든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가 이번에는 자동차를 정조준하고 나섰다. 철강·시멘트 등의 운송 거부로 피해가 확산되는 상황에 완성차 부품 납품차까지 멈춰 세우기로 하면서 산업계의 피해 규모가 눈덩이처럼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화물연대는 8일 오후 2시부터 자동차 부품 관련 차량의 납품과 운행을 전면 중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총파업 지침 3호를 확정했다. 화물연대 본부는 “항만 및 국가산업단지 파업만으로는 효과가 미미하다고 판단해 완성차 공장을 타격해 세우는 방향으로 투쟁 방향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부품을 받아 완성차를 만들어야 하는 현대자동차와 기아·한국GM 등 국내 완성차 업계에는 곧바로 비상등이 켜졌다. 현대차는 이날 오후 4시께부터 울산 공장의 생산라인 대부분이 순차적으로 가동을 멈췄다. 차량 생산뿐 아니라 신차 출고, 수출 등 산업 전반이 화물연대 파업의 영향권에 들었다. 이미 전날 시작된 파업으로 기아 광주 공장 등에서 완성차 물량을 수출항으로 옮기지 못하는 실정이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 등 자동차산업계 11개 협단체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화물연대가 코로나19 팬데믹, 차량용 반도체 등 글로벌 공급 위기 등으로 어려움을 겪으며 생존 위기에 처한 자동차 업종을 대상으로 파업과 물류 방해를 행동으로 옮기는 것은 이기적 행동”이라며 “파업으로 자동차 업종에 피해를 야기할 경우 고발·고소 등 법적 조치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틀째 파업의 직격탄을 맞은 철강 업계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포스코는 포항과 광양제철소에서 총 3만 톤 규모의 철강재 출하가 막혔다. 현대제철은 포항·당진·인천·순천 등 전국 사업장에서 4만 톤가량 되는 제품의 발이 묶인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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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제강 역시 정상적인 출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철강사들이 완성차 업체에서 재고 부족으로 요청한 자동차용 긴급재를 공급하지 못해 향후 완성차 생산에 차질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가능성도 제기된다.
철강 업계는 생산 물량이 쌓여감에 따라 제철소 내 저장 공간을 확보하는 동시에 차량용 강재 등 긴급한 물량에 대해 고객사와 협의를 지속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파업 이전에 미리 출하량을 늘려 대응했지만 사태가 장기화하면 문제가 될 수밖에 없다”며 “뾰족한 대책이 없어 지켜만 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고유가로 인한 업황 부진에 직면한 석유화학 업계는 물류 대란까지 겹치면서 공장 가동률을 낮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나섰다. 총파업이 2주 이상 장기화할 경우 생산 라인이 중단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미 국내 주요 나프타분해설비(NCC) 업체 중 한 곳인 대한유화는 이달 들어 울산 공장 가동률을 기존 85~90%에서 80% 수준으로 하향했다. NCC는 플라스틱 제품의 원료가 되는 에틸렌 등을 생산하는 화학 산업의 핵심 시설이다. 2월 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국제 유가가 급등하면서 석유로 플라스틱을 만드는 국내 화학사들의 수익성은 크게 악화된 상태다.
다른 화학 업체들도 생산 라인 가동률 하향을 검토 중이다. 화학 단지에서 저장 규모가 작은 플라스틱 제품부터 평소보다 적게 만드는 식으로 물류 대란에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화학 업계의 한 관계자는 “우크라이나 사태가 예상보다 장기화하면서 유가가 내려가지 않는 데다 전방 수요도 여전히 부진해 시황 회복이 불투명하다”면서 “이 와중에 국내에서는 물류 대란이 벌어져 제품 생산을 줄여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고 설명했다.
석유화학단지 진·출입로가 막히면서 통행에도 차질을 빚고 있다. 화물연대는 이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부산신항, 의왕ICD, 인천항, 대산 석유화학단지, 울산 석유화학단지, 여수 석유화학단지 등 주요 항만과 물류 기지는 전면 봉쇄돼 차량 통행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봉쇄 상태가 2주 이상 지속할 경우 화학사들은 플라스틱 제품을 출하하지 못해 생산 라인을 멈추는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전국 수소 공급에도 차질이 빚어졌다. 실제로 대산 석유화학단지의 진·출입로가 막힘에 따라 수소트레일러 운송이 불가능해지면서 3곳 이상의 대전 지역 수소충전소 운영이 어려워지게 됐다. 수소연료는 트레일러에 실린 상태로 운반과 충전이 이뤄지는 특성으로 인해 많은 양을 비축할 수 없어 운영 차질이 불가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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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희 기자 ways@sedaily.com유창욱 기자 woogi@sedaily.com김기혁 기자 coldmetal@sedaily.com박호현 기자 greenl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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