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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화물연대 총파업

“입 있어도 말 못한다”는 국토부…‘안전운임제 일몰’ 의견 표명 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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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연대 총파업의 주요 원인이 된 ‘안전운임제’의 일몰 문제에 대해 정부가 의견 표명을 거부하며 모호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 시절 “안전운임제의 현장 안착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던 것과는 다른 입장이다.

어명소 국토교통부 제2차관은 8일 세종시 브리핑룸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안전운임제 관련 질의에 대부분 “말할 수 없다”고 밝혔다.

어 차관은 안전운임제 일몰에 대한 정부 의견을 묻는 질문에 “정부도 이 문제에 있어 하나의 주체”라면서도 “정부가 의견을 내는 게 맞는지 모르겠다”며 입장 표명을 유보했다. 그는 거듭된 정부 입장표명 질의에도 “토론회가 열린다면 입장을 낼 순 있지만 여기서 말하긴 어렵다”고 재차 거부했다.

국토부에 따르면 총파업 전 화물연대와 국토부는 1~2주 간격으로 한차례씩 만나 안전운임제 등 현안 관련 논의를 이어왔다. 논의 당시 국토부가 화물연대 측에 전달한 안전운임제 관련 의견을 밝혀달라는 질의에도 어 차관은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한덕수 국무총리 등은 총파업을 전후로 “법과 원칙에 따른 대응”을 강조하고 있다. 윤 대통령이나 국무총리의 별도 지시 등이 있었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어 차관은 “그거에 대해서는 말씀드릴 수 없다”면서 “입이 있어도 말을 못하는 걸 잘 양해해주시기 바란다”고 대답했다.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20년 1월 안전운임제가 3년 시한으로 처음 시행될 당시 국토부는 서울 코엑스에서 화주(기업)·차주(운송노동자)를 대상으로 대규모 설명회를 열어 제도 안착을 당부한 바 있다.

물류업계에선 국토부가 기업 관련 규제완화에 적극적인 윤석열 정부 출범 후 대기업들의 눈치를 보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대기업이 대부분인 화주들이 “안전운임제 도입으로 비용이 늘었다”며 제도의 연장을 강하게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어 차관은 “화주와 차주 간 이해관계가 다르다”며 “(안전운임제로) 차주의 소득 증가 효과가 있지만 물류비용 증가 측면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송진식 기자 truej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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