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 총파업 이틀째인 8일 하이트진로 경기 이천공장으로 화물차가 들어가고 있다. 김태희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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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 총파업 이틀째인 8일 전국 곳곳에서 물리적 충돌이 벌어지거나 물류 차질을 빚으면서 파업에 따른 영향이 본격화하고 있다. 일부 운송사들은 파업 노동자들에게 계약해지를 통보하며 강경대응에 나섰다. 경찰은 정상적인 운행 차량의 운송을 방해하는 행위 등에 엄정 대응하겠다는 방침에 따라 화물연대 소속 노조원들을 잇달아 검거했다.
하이트진로 경기 이천공장에서는 이날 오전 8시30분쯤 공장으로 드나드는 화물차량을 막아선 혐의로 화물연대 조합원 A씨 등 15명이 경찰에 체포됐다. 하이트진로 이천공장은 화물연대 조합원 130여명이 3개월째 ‘운송료 인상’을 주장하며 파업을 벌이고 있는 곳이다. 조합원들은 진입로 한쪽을 차량으로 막고 공장 앞에 천막을 친 채 농성을 벌이고 있다. 이날 조합원 A씨 등은 과적차량에 대한 단속을 요구하며 차량을 가로막았다가 경찰에 연행됐다.
부산항에서는 오전 8시37분쯤 화물연대 조합원 2명이 신항 삼거리 선전전 현장을 지나던 트레일러 2대의 진행을 막아서며 물병과 계란을 던진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다. 광주에서는 화물연대 광주지부 사무실과 인접한 하남산업단지 화물차고지에서 조합원과 경찰 간 산발적인 승강이가 이어지던 중 오전 8시45분쯤 조합원 1명이 업무방해 혐의로 체포됐다.
전국 주요 사업장과 물류 거점의 운송 차질도 가시화되고 있다. 이날 포스코 포항제철소는 전날에 이어 하루 평균 물동량 약 4만9000t 중 2만t 출하가 중단됐다. 현대제철 포항공장도 하루 평균 출하량(6500t)이 이틀째 외부로 나가지 못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생산라인도 가다 서기를 반복하며 차질을 빚고 있다. 앞서 이날 오후 2시부터 현대차 울산공장을 오가는 화물연대 소속 납품 차량은 운송 거부에 들어갔다. 포스코 관계자는 “공장 내에 임시로 제품을 보관할 공간을 확보하고 있다”면서 “이와 함께 (화물연대 노동자 측과) 긴급재 운송을 위한 협의를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항 컨테이너 반출입량은 파업 첫날인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1만9000여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로 집계됐다. 파업 전인 6일 반출입량은 2만5000여TEU다. 평택항의 지난 7일 반출입량은 68TEU로 집계됐다. 하루 평균 반출입량 3010TEU와 비교하면 98%가량 줄었다.
대전 유성구 학하동 대전학하수소충전소 입구에는 수소공급 중단을 알리는 안내문이 붙었다. 충전소 운영이 중단되면서 이곳을 찾은 운전자들은 발길을 돌려야만 했다. 대전도시공사 관계자는 “화물연대가 서산석유화학공단의 진·출입로를 봉쇄함에 따라 도시공사가 운영 중인 3개 수소충전소에 수소를 공급하는 ‘주식회사 덕양’의 서산공장에서 수소트레일러 운송이 불가능한 상태”라고 밝혔다.
일부 운송사들은 파업에 참여한 노동자들에게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하이트진로의 화물 운송 위탁사인 수양물류는 지난 7일 화물연대 소속 파업 노동자 30여명이 소속돼 있는 명미인터내셔널에 이송도급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경향신문이 입수한 이송도급계약 해지 통보서를 보면 수양물류는 의무불이행을 계약 해지의 근거로 들었다. 수양물류 측은 계약 해지 통보서에서 “하이트진로 주식회사의 주류 제품, 포장 자재 등의 운송을 거부하거나 지체하고 있고 이를 시정하지 않았다”면서 “이송계약에 따라 계약의 해지를 통지한다”고 밝혔다.
박영길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 대전지역본부 부본부장은 “하이트진로는 2008년 이래 현재까지 회사가 어렵다는 이유로 제대로 된 운송료 인상해주지 않고 있다”며 “정해진 법에 따라 집회했는데 사측이 일방적으로 계약해지를 통보했다”고 말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하이트진로는 계약 해지에 직접적으로 관여하지 않았다”면서 “3개월간 이어진 파업으로 인해 운송사 측의 손해가 막대해 계약 해지하게 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운송료 인상 문제에 대해선 “유가연동제를 적용하고 있기 때문에 ‘유가가 올라 남는 게 없다’는 주장은 해당이 안 되는 말”이라고 했다.
김태희·강정의·백경열 기자 kth08@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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