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 총파업으로 카캐리어를 이용한 탁송이 차질을 빚게 됐다. 카캐리어 자료 사진. [사진 출처 = 현대글로비스, 매일경제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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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소속 화물연대 총파업으로 주류에 이어 자동차 탁송과 생산도 타격을 받게 됐다.
차량용 반도체 품귀로 '출고 대란'이 심각한 상황에서 설상가상 '탁송 대란'이 발생하고 더 나아가 부품 공급 차질로 '생산 대란'까지 번질 가능성이 높아져서다.
8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화물연대가 7일 총파업에 들어가면서 자동차 공장에서 생산된 차량들을 구매자들에게 제 때 탁송하지 못할 위기에 처했다.
실제 화물연대 서울·경기지역본부는 기아 오토랜드 광명·화성 생산차량에 대해 운송 거부를 논의 중이다.
화물연대가 운송 거부에 나서면 지난해 차량을 계약한 뒤 오랜 기다림 끝에 드디어 차량이 나온다고 연락받은 소비자들은 더 인내하고 기다려야 한다.
현대차 아이오닉5 생산라인 [사진 출처 = 현대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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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닷컴 취재 결과, 일부 지점은 자체적으로 이번 주 차량이 받을 예정이던 소비자들에게 화물연대 파업으로 인도가 늦춰질 수 있다고 안내하고 있다.
일부 자동차 회사는 직원들을 대신 투입해 공장에서 출고거점까지 차량을 옮기는 '로드 탁송' 비상대책도 마련 중이다. 탁송 상황을 살펴본 뒤 공식적으로 안내 문자를 발송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쌍용차와 르노코리아 등은 총파업 사태가 심각해지면 소비자들에게 제 때 차량을 제공하지 못할 것으로 판단,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물류 대란에 '출고 대란' 더 심화
카캐리어 자료 사진 [사진 출처 = 현대글로비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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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현대차와 기아는 현대차그룹 계열사인 현대글로비스를 통해 신차를 탁송하고 있다. 한국지엠, 르노코리아, 쌍용차 등은 탁송을 위탁하고 있다.
국내에서 신차와 중고차 탁송은 주로 여러 대의 차량을 한꺼번에 실을 수 있는 카캐리어를 사용한다. 카캐리어에 실어 전국 각지에 있는 출고 거점이나 지점·대리점 등지로 보낸다.
EV6 생산라인 [사진 출처 = 기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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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는 지난 2019년 10월 화물연대 파업 때 카캐리어 운송이 멈추자 직원들을 투입했다. 직원들은 직접 차량 한대씩 출고센터까지 옮겼다.
신차 탁송 대란은 극심한 출고 대란을 더 심각한 상황으로 만들 수 있다.
지금 신차를 계약하면 6개월은 기본이고 1년은 선택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출고 대란은 심각한 수준이다.
현재 계약에서 출고까지 걸리는 대기기간은 현대차 아이오닉5와 제네시스 GV60이 1년 이상, 기아 EV6와 쏘렌토 하이브리드가 1년6개월 이상이다.
부품 공급 차질로 '생산 대란' 발생 위기
르노코리아 부산공장 [사진 출처 = 르노코리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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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더 있다. 화물연대 총파업 장기화로 물류 대란이 심각해지면 부품 수급이 원활하지 못해 신차 생산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
반도체 품귀만으로도 출고 대란이 벌어졌는데, 2만여개에 달하는 부품 중 몇 개만이라도 제때 공급되지 않으면 '생산 대란'이 일어날 수 있다.
자동차 공장들은 부품 재고 부담을 줄이기 위해 '적시생산(JIT·Just In Time)' 방식을 채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 회사들은 화물연대 총파업에 대비, 부품을 비축해둬 파업 초기에는 생산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한다.
대신 파업 사태가 장기화되면 생산 대란이 현실화할 것으로 우려한다.
실제 화물연대가 부품 납품 차량 운행을 전면 중지하라는 총파업 지침을 전달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출고까지 1년6개월 걸리는 쏘렌토 하이브리드 [사진 출처 = 기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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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울산공장을 오가는 화물연대 소속 납품 차량도 이날 오후 2시부터 운송 거부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 울산공장에는 현대글로비스와 계약한 운송업체 19개사의 납품 차량이 하루 평균 1만1000회 정도 들어간다.
이들 운송업체 소속 화물 노동자 중 70% 가량이 화물연대 조합원으로 전해졌다.
국내 전체 화물 노동자는 42만여명이다. 이 중 2만5000여명이 화물연대 조합원이다.
한편, 화물연대는 올해 연말 종료 예정인 안전운임제 일몰제 폐지와 대상 확대 적용을 요구하며 전날 0시부터 무기한 총파업에 들어갔다.
안전운임제는 화물 기사들의 최저임금제에 해당한다. 낮은 운임 탓에 과로나 과속에 내몰려 사고를 내는 것을 줄이기 위해 2020년 도입됐다.
제도가 유지되면 운송료가 연료비에 연동해 오르내린다. 기름 값이 올라도 화물 기사 수입은 줄지 않는다.
[최기성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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