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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화물연대 총파업

화물연대, '현대차 기아' 볼모로 잡았다…생산차질 '초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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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연대, 현대차 기아 공장 출입 금지·조합원 차량 회차

부품 한 개라도 없으면 생산라인 중단…"애꿎은 완성차 피해"

뉴스1

(자료사진) © News1 윤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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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권혜정 기자,이장호 기자,이형진 기자 =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이하 화물연대)가 완성차 업체인 현대차와 기아를 볼모로 잡았다. 화물연대의 무기한 파업으로 전국 산업현장의 물류 대란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화물연대가 완성차 탁송과 부품 수급을 방해하는 '완성차 공장 직접 타격'으로 방침을 바꾸면서 애꿎은 완성차 업체만 그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게 됐다.

업계에서는 가뜩이나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으로 차량 생산이 안되는 상황에서 화물연대의 이같은 파업 행태는 완성차 업계는 물론 산업 전반을 저해하는 이기적 행위라는 비난이 나온다.

8일 화물연대와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화물연대 본부는 전날 오후 긴급회의를 열고 파업의 지침을 '전국 완성차 공장 타격'으로 변경한 것으로 알려졌다. 변경된 지침에 따라 화물연대 조합원은 8일 오후 2시 이후 현대차와 기아 공장으로의 출입을 금지한다. 완성차 정문에서 조합원 차량은 회차시킨다.

화물연대 본부는 투쟁 지침 변경에 대해 "항만 및 국가산업단지 파업만으로는 정부 움직임 및 효과가 미비하다고 판단해 투쟁 방향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완성차 업계에서는 불만이 터져나온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 장기화로 공장 자체가 제대로 돌아가지 못하는 상황에서 화물연대 파업으로 부품 공급에 차질이 생기면 생산차질은 눈덩이처럼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수급난으로 생산이 제대로 안되는 가운데, 화물연대 파업으로 부품 조달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못할 경우 자동차 업계의 손실은 불 보듯 뻔한 상황"이라며 "본인의 이득을 위해 민간기업을 볼모로 삼은 화물연대의 행태는 완성차 업계는 물론 소비자 등 사회 전반에 큰 손실을 끼치는 이기적 행동"이라고 비난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도 "당장은 자동차 부품을 실은 대체 차량 운영으로 피해를 최소화하려고 하지만 화물연대 측이 이 역시 방해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 경우 공장 생산라인 자체가 멈출 수 있기 때문에 화물연대 측 행동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호근 대덕대 교수는 "국가 산업에서 자동차 산업은 조선업 등에 비해 전후 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며 "화물연대는 가장 어렵고 치명적인 부분을 쥐어짜겠다는 의미에서 완성차 업계를 타깃으로 삼은 것"이라고 했다. 이어 "정상적인 파업의 행태라기 보다, 상대의 약점을 쥐고 유리한 입장을 쟁취하겠다는 것으로, 정부 역시 강력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당장 부품 조달이 어려워진 상황에 처한 완성차 업계는 '비상'이다. 파업 이틀째인 이날까지는 생산에 차질이 거의 없지만 파업이 장기화돼 부품 조달에 문제가 생길 경우 자칫 공장 자체가 멈춰설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현대차의 경우 현대차 납품 업체인 현대글로비스와 계약한 19개 운송업체 화물 노동자 중 70%가량이 화물연대 조합원 소속으로 알려져 생산 차질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 자동차 생산 시스템은 제품 재고를 최소화하는 '적시생산방식(JIT·Just In Time)'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부품이 단 한 개만 납품되지 않아도 전체 생산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현대차 울산공장에는 하루 평균 납품 차량이 1만1000회 정도 들어가는데, 납품이 중단될 경우 공장을 셧다운 하기 전에 빈 컨베이어 벨트를 돌리는 '공피치' 역시 늘어날 수밖에 없다. 나아가 납품 중단이 장기화될 경우 전체 공장이 멈춰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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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 총파업 이틀째인 8일 전남 광양시 광양항에서 컨테이너차량 등 1300여대가 운집해 있다.2022.6.8/뉴스1 © News1 김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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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연대 파업은 타이어 업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화물연대 대전지부가 한국타이어 대전공장에서 출정식을 갖고 공장 정문을 막으면서 전날(7일) 컨테이너 40개(타이어 약 2만개) 출하를 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행히 이날엔 일부 물량에 대해 출하가 진행 중이다.

타이어업계가 화물연대 파업에 대비해 확보한 물량도 3~4일치에 불과하다. 파업이 장기화돼 쌓아놓은 물량을 다 소진할 경우 피해가 커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타이어업계 관계자는 "하루 이틀 출하가 안 됐다고 해서 당장 문제가 되는 건 아니지만, 파업이 장기화 되면 분 단위로 손실이 나기 때문에 상황은 심각해진다"며 "원재료 가격과 해상운임 등이 비싸 기업이 어려운 상황이 계속되고 있어 파업이 하루 빨리 마무리 되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는 "화물연대 입장에서 파업의 효과를 크게 내고 자신들의 입장을 관철시키기 위해서는 여러 산업 분야에 타격을 가할 수밖에 없다"며 "타격의 규모가 커야 협상에서 이길 수 있다는 생각인데, 이같은 방식은 적절하지 않다"고 했다. 이어 "노조도 무리한 요구를 하지 않고, 정부도 합리적 노사 관계를 만들어 상생하는 개념이 정립돼야 하기 때문에, 정부도 이번에는 '불편하더라도 바로 잡는다'는 생각으로 엄정대응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jung907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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