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 "물러설 뜻 없다", 결국 국회가 나서야
8일 오전 서울 민주노총에서 화물연대 총파업 기자간담회가 열리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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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연대의 총파업 이틀째인 8일 전국 곳곳에서 물류 운송에 차질이 빚어졌다.
하이트진로 이천공장에는 이날 조합원이 출하 차량의 운송을 막으면서 줄줄이 지연됐다. 하이트진로 이천공장과 청주공장의 화물 운송 위탁사인 수양물류 소속 화물차주 130여 명은 지난 3월 화물연대에 가입한 뒤 파업에 돌입했다. 이들은 지난달 말부터 투쟁 강도를 끌어올렸고 최근엔 차량으로 출입을 막는 등 비조합원의 운송업무에 지장을 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 공장의 생산 물량은 하이트진로 전체 소주 생산량의 70%를 차지한다. 부산항과 평택항 등 주요 항만에서는 평시보다 물동량이 크게 줄어드는 등 운송 차질이 가시화하고 있고, 시멘트나 타이어 등 일부 품목의 수송은 멈춰선 상태이다. 의왕 내륙컨테이너 기지(ICD)는 화물연대 조합원 300여 명에 의해 봉쇄 투쟁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으로, 기지를 오가는 차량은 거의 없는 상태다. 시멘트와 타이어 등 일부 품목은 수송이 아예 중단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화물연대는 이날 안전운임제 필요성을 역설하며 투쟁 범위를 넓히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물러설 뜻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이봉주 위원장 등 화물연대본부 관계자들은 이날 서울시 중구 민주노총에서 기자 간담회를 하고 총파업 돌입 배경과 향후 투쟁 방향을 설명했다. 이 위원장은 "안전운임제가 산업 전체 물류비를 투명하게 하고,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는 데 효과가 있다"며 "안전운임제 도입으로 화주가 운송 때 줘야 하는 적정비용이 산정됐다"고 설명했다.
다른 관계자는 "안전 운임제가 소멸하면 운임의 즉각적인 인하로 현장의 극심한 혼란이 예상된다"며 "제도 시행 이후 줄어들기 시작한 화물 노동자 사고율이 다시 증가해 국민의 안전도 위협받을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화물연대는 노동자가 처한 현실을 외면한 채 정부가 엄정 대응하겠다는 말만 반복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부가 안전운임제 일몰 폐지를 약속하지 않고 '강공 모드'로 대응하면 투쟁 범위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전국 자동차 생산라인을 시작으로 부족하다고 판단하면 유통물류망까지 세우겠다는 계획이다.
이 위원장은 "정부가 강하게 나오면 강하게 나오는 만큼 우리도 강하게 나갈 것"이라며 "'대화에는 대화로, 탄압에는 투쟁으로'라는 화물연대 전통을 가져갈 계획"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화물연대가 이날 강경 투쟁 목소리를 높이면서 향후 파업은 지속하면서 산업계의 피해가 큰 물류대란이 오기 전 어느 지점에서 정부와 화물연대 간의 대화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화물연대 파업이 어느 정도 예고된 만큼 산업 현장에선 3~4일 치의 물량은 확보했으나 파업이 장기화하면 피해가 크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2분기부터 경기침체가 예고된 상황에서 정부도 더 버티기 힘든 상황이 올 수 있다.
국토교통부는 앞으로 화물연대가 TF라는 대화의 장으로 나오면 논의를 통해 보완방안을 마련하고 향후 국회 원 구성 등이 마무리되면 법 개정 과정에서 TF의 논의가 충분히 반영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안전운임 TF를 통해 화물연대와 화주, 정부가 머리를 맞대 해결방안을 찾아야 한다"며 "법 개정을 위한 국회의 움직임도 조만간 가시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투데이/세종=곽도흔 기자 (sogood@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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