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타이어 대전공장은 7일 오전 광양항 등으로 보내야 했던 40피트 컨테이너 40개(타이어 약 2만개)의 출하를 포기했다. 민주노총 화물연대 대전지부가 공장 정문을 막고 무기한·전면 총파업에 들어가는 바람에 차량 출입 자체가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한국타이어는 과거에도 유사한 피해를 입은 적이 있어 이번에는 일부 재고를 부산·광양항으로 미리 보내 피해를 줄이긴 했다.
하지만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수출에 심각한 차질이 빚어질 수밖에 없다. 한국타이어는 대전과 금산 공장에서 연평균 4000만개의 타이어를 생산하며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이 수출된다. 하루 수출 물량만 따지면 한국타이어가 최대 8만개에 달한다. 금호타이어 8만여 개, 넥센타이어 2만여 개 등을 합해 하루 최대 18만개의 타이어 수출이 발목 잡히는 셈이다.
경북 포항에 제철소를 둔 포스코와 현대제철도 하루 종일 비상이었다. 포항에서도 화물연대가 제철소 앞 차로를 막고 운송 거부에 돌입했기 때문이다. 포스코는 하루 평균 물동량 4만9000t 중 2만t, 현대제철은 9000t 전량이 포항을 벗어나지 못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출하가 전면 중단되면 포항을 포함해 전국적으로 하루 4만t 이상의 물류 차질이 예상된다"며 "사전에 확보한 재고와 긴급 출하를 통해 간신히 대응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화물연대가 16개 지역본부별로 전국적인 동시다발 파업에 돌입하면서 국내 수출입 기업들의 피해가 현실화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화물연대가 공장 위치는 물론 출하 일자 등을 꿰뚫고 있다 보니 직접적 피해가 커질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했다. 맥주·소주 등 주류와 시멘트 운송에 직접적인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이천공장에 이어 청주공장에서도 출고를 중단했다. 오비맥주 출고량은 평소의 20% 수준으로 감소했다.
화물연대가 요구하는 것은 올해 말까지 3년간 한시 시행된 안전운임제의 일몰제 폐지와 확대 적용이다. 화물운전자 수입을 보전해 과로·과속·과적 운행을 줄이자는 것이지만 문제는 운임의 상승폭과 속도였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작년 말 안전운임(40피트 컨테이너 왕복 기준)은 제도 시행 전보다 많게는 60~70% 급등했다. 이로 인해 수출입 기업들의 비용 부담을 키웠고 결국 가격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는 게 기업들 주장이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화물연대 파업에 대해 "법에 따라, 원칙에 따라 대응할 것"이라며 '불법 행위 원칙 대응' 기조를 밝혔다.
[이유섭 기자 / 이새하 기자 / 김대기 기자 / 포항 = 우성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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