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 노동자들이 7일 오후 의왕 내륙컨테이너기지(ICD) 제2터미널 앞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김태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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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가 7일 0시부터 무기한 총파업을 선언하면서 전국 곳곳에서도 파업 출정식이 열렸다. 현대제철 포항공장 등 일부 지역에서는 파업 첫날부터 물류운송에 차질을 초래됐다.
화물연대는 이날 인천·경북 등 전국 16개 지역에서 총파업(운송 거부) 출정식을 가졌다. 대부분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출정식이 열렸다. 출정식에는 전국적으로 화물노동자 1만5000여명(노조 추산)이 참가했다.
이날 오전 10시20분쯤 화물연대 서울경기지역본부 조합원 1000여명은 의왕 내륙컨테이너기지(ICD)에서 파업 출정식을 열었다. 앞서 화물노동자들은 파업 시작 몇시간 전부터 의왕 ICD 제1터미널로 이어지는 진입로 중 2개 차로를 막고 화물차 수십대를 주차하는 방식으로 파업 장소를 확보했다.
진입로를 따라 늘어선 화물차량에는 ‘안전운임 사수’ ‘안전운임 사수’ 등이라고 적힌 펼침막이 내걸렸다. 이날 출정식 직전 집회를 위해 한때 의왕ICD 진입로 4개 차로가 모두 통제되기도 했다. 경찰은 집회 구역을 벗어난 도로 무단점거임을 지적하며 해산을 명령했지만 화물연대는 집회를 계속 이어나갔다. 다만 양측의 물리적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화물연대 인천지부도 이날 인천신항 선광컨테이너터미널 인근에서 노동자 4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총파업 출정식을 열었다. 이날 인천지부 총파업에는 화물차 400여대가 참여했다. 인천항에는 하루 평균 1200여대의 화물차가 운행되고 있다.
인천항을 관리하는 인천항만공사(IPA)와 인천지방해양수산청 등은 물류 차질이 예상된다며 대책 마련에 나섰다. 인천항만공사는 파업 첫날 화물노동자들이 인천항 등 항만 입구를 봉쇄하지 않아 물류 차질은 크지 않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다만 총파업이 길어지고 항만 입구가 봉쇄되면 인천항 운영에 지장을 주는 등 물류 수송에 큰 차질이 예상될 것으로 보고 인천신항 배후단지에 임시 컨테이어 장치장을 추가로 확보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화물연대 대구·경북지역본부와 포항지역본부도 각각 구미와 포항에서 노조원 11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출정식을 열었다.
포항지역 철강업체들은 화물연대 파업 상황에 따라 물류에 차질이 불가피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포스코 포항제철소는 화물연대 파업으로 하루 물동량 약 4만9000t 가운데 2만t(40.8%)의 출하가 늦춰질 것으로 예상했다. 현대제철 포항공장도 이날부터 하루 출하량 6500t의 물류가 전면 중단된 상태다.
구미에서는 43개 업체 약 300명의 운송조합원이 파업에 들어간 상태다. 구미시는 화물연대 총파업으로 당장 물류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장기화될 경우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울산에서는 도로를 점거하고 화물차량 통행을 막는 등 파업을 벌이다 경찰관을 밀치는 등 폭행한 혐의(공무집행방해)로 화물연대 조합원 4명이 체포되기도 했다. 폭행을 당한 경찰관들은 모두 부상 정도가 심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전남 광양항과 여수국가산업단지도 물류에 비상이 걸렸다. 화물연대 전남본부조합원 1800여명은 광양항과 석유화학 기업이 밀집한 여수국가산업단지 등 7곳에서 거점 투쟁에 들어갔다. 파업에 참여한 화물 차량은 컨테이너 운송 차량 600여대, 여수국가산단내 운송차량 700여대 등 1300여대로 집계됐다. 광양항에서는 화물연대 조합원들이 천막을 설치하고 트럭 등을 동원해 진·출입을 막고 있다.
광양항을 관리하는 여수광양항만공사와 업체들은 대책 마련에 나섰다. 항만공사는 광양항의 컨테이너 부두 장치율(컨테이너를 쌓아 보관할 수 있는 능력)이 60% 수준이어서 파업으로 인한 단기간 운송 차질은 없을 것으로 예측했다. 항만공사 측은 “파업 첫날이라 뚜렷한 피해 상황은 발생하지 않았다”면서도 “장치율이 80%를 넘어서면 터미널 운영에 장애가 생긴다. 장기화된다면 화물운송에 차질이 빚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포스코 광양제철소도 화물연대 파업으로 하루 물동량의 30% 정도가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고 대책 마련에 나섰다. 광양제철소는 선박과 철도를 이용해 화물 운송을 하는 한편, 일부 긴급재는 사전에 출하 조치했다. 포스코 광양제철 관계자는 “철강 제품의 내수 운송에도 일정 부분 지연 등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사전출하 및 운송사 별도 협의를 통해 고객사 영향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화물연대 충북지부도 한일시멘트 단양공장 출하문 앞에서 출정식을 열었다. 이 공장의 하루 시멘트 출하량은 1만6000t~1만7000t 정도다. 화물트럭을 이용한 출하량이 70% 정도를 차지한다. 현재는 파업 영향으로 철도를 통해 출하하고 있다. 성신양회 단양공장에서도 파업이 진행되고 있다. 이 공장의 하루 평균 트럭 출하량은 1만5000t 정도다. 현재는 2000t 정도만 출하했다. 열차 운반은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백경열·김태희·박준철·강현석·이삭·백승목 기자 merc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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