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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유럽연합과 나토

정상회의 직전까지 ‘러시아 원유 금수’ 합의 못한 EU···“단합이 부서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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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은 30~31일(현지시간) 열리는 정상회의에서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한 또다른 제재안을 내놓을 계획이다. 하지만 회의 직전까지도 핵심 조치인 원유 수입 금지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회원국들 사이에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독일은 “EU의 단합이 부서지기 시작했다”며 경고의 메시지를 전했다.

로이터통신은 30일 “EU가 5월초부터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러시아에 대한 6번째 제재에 합의하지 못하고 있다”며 러시아산 원유 수입에 대한 회원국들 사이의 이견이 여전히 팽배하다고 지적했다. 앞서 EU 집행위원회는 향후 6개월간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단계적으로 중단하고 내년 1월까지 석유제품까지 수입을 끊는 내용이 담긴 6차 제재안을 이달초 제안했다. 하지만 헝가리와 슬로바키아, 체코 등의 회원국들은 원유 금수가 자국 경제에 치명타가 될 수 있다며 반대해왔다. 헝가리의 경우 러시아산 원유 의존도가 65%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EU 회원국 실무진들은 합의를 위해 드루즈바 송유관을 통해 유럽에 공급되는 러시아산 원유를 제재 대상에서 제외하는 타협안을 논의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유조선에 실려 해상으로 수입되는 러시아산 원유만 제재하자는 것이다. 러시아에서 벨라루스를 지나 폴란드, 독일, 헝가리, 슬로바키아, 체코 등으로 이어지는 드루즈바 송유관은 EU가 러시아에서 사들이는 원유의 3분의 1가량을 공급하는 통로다. 나머지 3분의 2는 해상으로 수입돼 왔다.

하지만 이같은 타협안이 나오고도 EU 회원국들은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익명의 EU 외교관은 30일 정상회의 이전에 합의안을 도출하기를 바라지만 현재로선 그렇게 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며 “안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EU 고위 외교관은 “(합의를 기대하기에는) 너무 많은 세부 사항들이 있다”고 전했다.

EU 내부의 이견이 좀처럼 정리되지 않으면서 회원국들 사이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로베르트 하벡 독일 부총리 겸 경제·기후보호부 장관은 29일 기자회견을 열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우리는 유럽이 단합했을 때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봤다”며 “EU 정상회의에서도 단합이 계속되기를 바라지만 그것(단합)은 이미 부서지기 시작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일각에선 결국 이틀 간의 EU 정상회의에서 러시아의 원유 금수를 포함한 제재 방안을 직접 논의해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EU 회원국들은 헝가리에 러시아산을 대체할 원유 공급 수단을 마련할 때까지 대러 6차 제재를 통째 연기하는 방안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AFP 통신은 보도했다.

박용하 기자 yong14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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