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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이슈 혼돈의 가상화폐

권도형 '테라 재건 계획' 투표 강행…투자자, 검찰에 고소장 제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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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법무법인 엘케이비앤파트너스 김종복 대표 변호사(가운데)가 19일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검찰청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단으로 테라 및 루나 가상자산 피해자들을 대리해 고소·고발장 접수에 앞서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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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폭락한 국산 코인 테라와 루나를 발행한 테라폼랩스의 권도형 대표가 새로운 테라 블록체인과 루나 코인 만들기에 나설 태세다. 이를 위해 ‘테라 재건 계획 2’에 투표를 진행하고 있다.

테라 보유자가 이용하는 전자지갑 사이트 ‘테라 스테이션’에는 지난 18일 ‘테라 네트워크의 재탄생’이란 제목의 투표가 올라왔다. 하드포크(새로운 체인 구축)를 통해 알고리즘 기반 스테이블 코인 없이 새로운 테라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권 대표가 이날 트위터에 밝힌 내용에 따르면 "기존 테라 블록체인은 ‘테라 클래식’, 기존 루나 코인은 ‘루나 클래식’으로 변경하고, 새 블록체인과 암호화폐를 테라와 루나로 명명한다”는 것이다. 19일 오후 5시 기준 전체 테라 보유 지분 중 39.49%가 투표에 참여했고, 이 중 77.98%가 찬성표를 던졌다. 테라 보유 지분 중 40%가 투표에 참여하면 정족수를 충족한다.

앞서 지난 17일 권 대표는 ‘테라 리서치 포럼’에 ‘테라 재건 계획 2’를 제안했다. 권 대표는 “테라 생태계와 그 공동체는 보존할 가치가 있다”며 “테라의 블록체인 코드를 복사해 새 네트워크를 만드는 ‘하드포크’를 진행하고 싶다”고 밝혔다. 테라 리서치 포럼에서는 19일 오후 5시 기준 총 6954명이 투표해 91%가 반대를 선택했다.

테라 스테이션과 테라 리서치 포럼에서 의견이 엇갈리는 건 투표자가 다른 탓으로 분석된다. 테라 스테이션 내 투표는 현재 테라를 보유하고 있는 이용자만 가능하고, 테라폼랩스 측 지분이 많은 탓에 포럼 이용자의 여론조사와 상반된 결과가 나온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테라와 루나의 폭락으로 많은 개인 투자자가 큰 손실을 입었지만 테라폼랩스에 투자한 벤처캐피털는 폭락 전 수익 실현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타임스(NYT)는 18일(현지시간) “테라폼랩스에 초기 투자한 헤지펀드 판테라캐피털은 지난해부터 보유하던 루나 중 80%를 서서히 팔아치워 초기 투자금의 10배 수준인 1억7000만 달러(약 2170억원)를 벌어들였다”고 보도했다.

NYT에 따르면 홍콩의 벤처 기업 CMCC글로벌의 창업자 마틴 바우만도 지난 3월 보유하고 있던 루나를 100달러 수준에 전부 팔았다. 바우만은 NYT와의 인터뷰에서 “테라와 루나에 대한 기술적 측면에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국내 루나·테라 투자자는 법무법인 엘케이비앤파트너스(LKB)를 통해 19일 서울남부지검에 권 대표와 법인 테라폼랩스 등에 대한 고소장을 제출했다.

집단소송 대리를 맡은 LKB 측은 “권 대표 등이 루나와 테라를 발행해 투자자들을 유치하면서 알고리즘의 하자를 제대로 고지하지 않은 행위 등은 사기 혐의에 해당한다”며 “신규 투자자들을 유입하기 위해 앵커 프로토콜을 개설해 지속 불가능한 연이율 19.5%의 이자 수익을 보장한 것은 유사수신 행위에 해당한다”고 고소 취지를 설명했다.

LKB에 따르면 미국 등 해외 투자자의 법적 대응 문의도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이 사건은 한동훈 법무부장관 취임 후 부활한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 합동수사단이 수사할 가능성이 있다.

송승환 기자 song.seunghw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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