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르도안 “테러조직 비호”
회원국 만장일치 ‘어깃장’
푸틴, 핀란드에 전력 차단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가입을 공식화한 핀란드와 스웨덴이 뜻밖의 걸림돌을 만났다. 나토에 가입하려면 30개 회원국 만장일치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데, 나토 회원국 터키가 반대 입장을 밝히면서다.
사울리 니니스퇴 핀란드 대통령과 산나 마린 총리는 15일(현지시간) 헬싱키 대통령궁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어 나토 가입 신청을 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스웨덴도 16일 나토 가입 신청을 공식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두 나라의 나토 가입은 순조로울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지난 13일“핀란드와 스웨덴의 나토 가입에 긍정적인 입장이 아니다”라고 밝히면서, 터키가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나토 가입은 30개 회원국 모두의 동의를 얻어야 하기 때문에 터키가 끝까지 반대하면 두 나라의 나토 가입은 어렵다.
에르도안 대통령이 반대하고 나선 배경에는 쿠르드노동자당(PKK) 문제가 자리 잡고 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스칸디나비아 국가들은 테러조직들의 게스트하우스와 같다”고 말했다. 터키는 쿠르드족의 분리독립을 추구해온 PKK를 테러조직이자 최대의 안보 위협으로 간주하고 있다.
핀란드와 스웨덴은 PKK에 우호적인 태도를 유지해왔다. 쿠르드족 이민자들이 많은 스웨덴에서는 쿠르드족 출신 6명이 의회 의원으로 활동 중이다.
워싱턴포스트는 “에르도안은 나토의 만장일치 의사결정 시스템을 이용해 오랫동안 여러 사안에서 다른 회원국들의 양보를 얻어내왔다”면서 “전문가들은 에르도안 대통령이 이번에는 F-35 전투기 도입 또는 시리아 내 쿠르드족 문제와 관련한 미국의 양보를 얻으려 한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14일 니니스퇴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하면서 “(핀란드의 나토 가입은) 양국 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러시아는 14일 0시부터 러시아 국영 에너지기업 인테르 RAO의 자회사 RAO 노르딕을 통해 핀란드에 공급하던 전력을 차단했다. 러시아산 전력은 핀란드 전력 사용량의 10%를 차지한다.
정원식 기자 bachwsi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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