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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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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램 현물가 하락에 삼성·SK 실적 먹구름?…"비중 큰 서버용을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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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오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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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클린룸 반도체 생산현장./사진제공=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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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램 현물가격이 시장 상황을 가늠하는 지표 중 하나로 활용될 수는 있지만, 국내 메모리반도체 기업들의 실적과 직결시키는 것은 과한 측면이 있습니다."

D램 현물가격 하락세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기업의 실적 부진 전망 근거로 언급되는 가운데 이같은 우려가 과하다는 의견이 업계에서 나온다. 현물시장에서 거래되는 D램 대부분이 PC용이기 때문에 현물가격이 전체 시장을 대표한다고 보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시장 비중이 가장 높은 서버용 D램은 오히려 수요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12일 시장에서는 D램 현물가격의 잇단 하락세로 국내 반도체 기업 실적에 적신호가 켜졌다는 분석이 연일 나오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D램 평균 현물가격은 11주 연속 하락세를 지속 중이다. 현물가격은 일반 소비자가 시장에서 반도체를 직접 구입하는 값을 말한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같은 우려가 일부 과한 측면이 있다고 입을 모은다. D램 현물가격의 대표성이 크지 않다는 지적이다. 현물시장에서 거래되는 D램은 대부분이 PC용이기 때문이다. PC용 D램이 전체 D램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0% 내외로 다른 분야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전체 D램 시장에서 PC용 제품 비중은 15%을 기록했다. 서버용 D램이 32%로 가장 비중이 높았고, 모바일용이 22%로 뒤를 이었다.

업계 한 인사는 "전체 수급을 좌우하는 서버용 D램과 모바일용 D램은 현물 시장에서 거의 거래되지 않는다"면서 "현물가격이 통상적으로 4~6개월 뒤에 업체간 대규모 계약 가격인 고정거래가격에 반영되기는 하지만 이는 PC용에 제한된다"고 말했다. 이어 "현물가격을 토대로 전체 D램 시장, 나아가 메모리반도체 기업의 실적을 가늠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이야기"라 덧붙였다.

나아가 전체 시장에서 비중이 가장 높은 서버용 D램 업황은 긍정적인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서버 시장 수요의 선행 지표로 여겨지는 대만 에이스피드의 매출액 증가가 대표적이다. 에이스피드의 지난 3월 매출액은 직전 달 대비 29.6% 증가했다. 2분기 이후로 신규 서버용 CPU(중앙처리장치) 수요 증가의 가시성이 확인되고 있다는 평가다.

서버용 D램은 구글, 메타, 아마존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이 데이터센터 서버를 구축할 때 반드시 들어가는 반도체다. 삼성과 SK하이닉스의 D램 총 매출 가운데 40% 안팎을 책임지고 있다. PC용 D램보다 고부가가치여서 수익성도 좋다. 2017~2018년 슈퍼호황기 당시 양사의 최대 실적을 이끌었고, 지난해 4분기에 제기됐던 '메모리 겨울론' 속에서도 호실적을 거둔 배경이다.

업계에서는 서버용 D램 수요 강세가 올해 내내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삼성전자가 지난달 1분기 실적발표에서 PC시장과 모바일 시장의 역신장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전체 D램의 연간 수요 비트그로스(비트 단위로 환산한 생산량 증가율)를 20% 중반대로 예측한 이유다. SK하이닉스도 "강한 서버 수요가 PC와 스마트폰 수요 둔화를 상쇄할 것"이라며 올해 D램 수요 성장률을 10% 후반대로 점쳤다.

특히 올해는 DDR5 채용률이 본격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서버용 D램의 수익성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DDR5는 현재 PC와 노트북, 서버 등에 널리 쓰이는 DDR4를 대체할 차세대 규격이다. 개선된 선단공정을 적용하기 때문에 수익성을 보다 극대화할 수 있다. 삼성의 경우 DDR5를 업계 최소 선폭인 14나노(㎚, 1나노미터는 10억분의 1m) EUV(극자외선) 공정에서 만들고 있다. 직전 세대보다 생산성을 20% 개선했다.

오문영 기자 omy072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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