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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혼돈의 가상화폐

美 증시 급락에 비트코인 3만 달러 위태...엘살바도르는 '줍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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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주식 시장의 약세로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가격이 하락을 거듭하면서 3만달러 선까지 밀렸다. 사진은 9일 오전 서울 서초구 빗썸 고객센터 전광판에 현재 시세가 표시된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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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긴축 가속화 우려에 암호화폐 투자 심리도 얼어붙었다. 9일(현지시간) 미국 나스닥이 4% 이상 하락하는 등 뉴욕 증시가 급락한 영향이다. 최근 뉴욕 증시와 동조화 현상이 심화하는 비트코인 가격은 3만 달러 턱 밑까지 내려왔다.

10일 오전 10시 35분 기준 글로벌 암호화폐 시황 중계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24시간 전보다 9.56% 내린 3만920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비트코인은 이날 오전 한때 3만100달러 선까지 밀리며 3만 달러 지지선을 위협받았다. 가격이 6만9000달러까지 치솟았던 지난해 11월과 비교하면 55% 넘게 폭락한 셈이다.

같은 시각 이더리움은 24시간 전보다 7.79% 내린 2326달러에 거래 중이다. 이밖에 바이낸스(-14.37%)와 리플(-12.56%) 등도 줄줄이 하락했다.

암호화폐 급락은 미국의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으로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를 올리는 등 돈줄 죄기(금리 인상, 양적 긴축)에 나선 영향이다. 금리가 오르면 투자자의 안전 자산 선호 심리가 커져 위험 자산을 회피하려 한다.

암호화폐 거래소 ‘볼드’의 다르샨 바시쟈 최고경영자(CEO)는 9일(현지시각) 블룸버그에 “인플레이션 공포가 시장에 퍼지자 대부분 투자자는 위험을 줄이기 위해 주식과 암호 화폐를 함께 내다 팔고 있다”고 설명했다.

비트코인 하락세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억만장자 암호화폐 투자자인 마이클 노보그래츠 갤럭시디지털 CEO는 “암호화폐 값이 새로운 균형점 찾을 때까지 나스닥과 연동해 움직일 것”이라며 “더 큰 손실이 생길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암호화폐 투자 플랫폼 머드렉스의 에둘 파텔 CEO도 “며칠 동안 하락세가 이어질 것 같다”며 “3만 달러 지지선이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는 뉴욕 증시와 동조화 경향을 보였다. 블룸버그는 비트코인과 S&P500 지수의 최근 40일 상관관계 지표가 0.82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이 지표가 1과 가까울수록 동조화 경향이 강하다는 의미이고, -1에 근접하면 비교 자산 가격이 서로 반대로 움직인다고 해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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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엘살바도르 미사타에서 폐막한 비트코인 행사에서 비트코인 도시 건설 계획을 밝히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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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비트코인을 법정통화로 채택했던 엘살바도르의 나이브 부켈레 대통령은 비트코인 가격이 조정을 받자, 저점 매수의 기회로 삼아 ‘줍줍(줍고 줍는다의 줄임말로 추가 매수를 뜻함)’에 나섰다. 부켈레 대통령은 9일 트위터에 “방금 비트코인 500개를 평균 단가 3만744달러(약 3928만원)에 저가 매수 했다”고 밝혔다.

중앙아메리카에 위치한 엘살바도르는 미국 달러를 공용 통화로 쓴다. 지난해 9월 전 세계에서 처음으로 비트코인을 법정통화로 채택하며 주목받았다. 이후 부켈레 대통령은 국민에게 30달러(약 3만8000원) 상당의 비트코인을 일종의 ‘보너스’로 주며 비트코인 사용을 독려하고 있지만 아직 널리 쓰이지 않고 있다고 한다.

부켈레 대통령은 비트코인 채권을 발행하고 비트코인 도시 건설 구상을 발표하는 등 비트코인 신봉자다. 국고로 비트코인을 여러 차례 분할 매수하기도 했다. 엘살바도르 정부는 구체적인 비트코인 매매 보유 현황을 공개하지 않고 있으나, 블룸버그는 자체 집계 결과 엘살바도르가 지난해부터 비트코인 약 2301개를 사들였다고 보도했다. 평균 매수 단가는 5만1056달러 선으로 총 매수 비용 7100만 달러(약 907억 원)로 추정된다. 현재 비트코인 가격 기준 40% 안팎의 손실을 입었을 것으로 추산된다.

이태윤 기자 lee.tae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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