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대변인실은 9일 조현동(63) 유엔산업개발기구 한국투자진흥사무소 대표를 외교부 1차관에, 이도훈(61) 전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을 2차관에 지명한다고 밝혔다. 박진 외교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보고서는 아직 채택되지 않았다. 외교·안보 공백을 최소화한다는 취지에서 새 장관 임명 전까지 현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재직할 예정이지만, 정부가 교체된 만큼 실질적으로는 '차관 체제'로 운영될 전망이다.
통일부 차관으로는 김기웅(61) 전 남북회담본부 본부장이 발탁됐다. 권영세 통일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는 새 정부 출범 이틀 뒤인 오는 12일 열린다. 마찬가지로 당분간 김 차관이 통일부 업무를 총괄 운영할 것으로 예상된다.
윤 당선인 대변인실은 “윤 당선인은 정부 운영에 어떠한 공백도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의지를 담아 이번 인선 내용을 발표했다”며 “취임 즉시 관련 내용에 서명하고 발령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차관 임명에는 별도의 국회 청문 절차 등이 필요하지 않아 신임 차관들은 새 정부 출범과 동시에 곧바로 업무를 시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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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통 조현동, 외교부 1차관 발탁
조현동 외교부 1차관 내정자는 대표적인 '북핵통'으로 평가된다. [중앙포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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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동 외교부 1차관 지명자는 1985년 외무부에 입부한 직업 외교관 출신 인사다(외무고시 19회). 주미 한국대사관, 북미국을 거쳐 북핵외교기획단장 등을 지낸 대표적인 미국통, 북핵통으로 평가된다. 2008년 이명박 정부 당시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실에 파견돼 선임행정관을 지냈고, 주미 대사관 공사, 공공외교대사 등을 역임했다.
그의 마지막 보직은 외교부 기조실장이었는데, 2017년 9월 예상보다 빨리 옷을 벗었다. 이에 외교부 안팎에서는 능력이 출중한 그가 외교부를 떠나는 배경을 두고 안타까움과 의문이 일기도 했다.
외교부 내 대표적인 전략가로, 한·미 동맹을 중시하는 정통파이기도 하다. 동맹 강화를 최우선으로 삼는 윤 정부의 국정운영 철학에 부합하는 인물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1차관은 지역외교를 전담하는 동시에 조직 관리 등 '살림'도 맡는 자리다. 한 소식통은 "조 지명자는 후배들 사이에서도 잔정이 많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근 몇 년 사이 외부에서 1차관이 오는 등 여러 사건을 겪으면서 외교부 조직이 상처받았다는 분위기가 짙은데, 이런 부분을 잘 다독여줄 수 있는 선배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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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정부 '본부장'서 尹정부 2차관으로
이도훈 전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외교부 2차관으로 발탁됐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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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훈 2차관 지명자는 1985년 외무고시에 합격해 외무부에 입부했다.(외시 19회) 이후 국제기구국 협력관, 북핵외교기획단장, 주세르비아 대사 등을 역임했다. 박근혜 정부에선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실 외교비서관을 지냈다.
문재인 정부에서 첫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을 역임하며 최장수 기록(2017년 9월~2020년 12월)도 세웠다. 이례적으로 박근혜-문재인-윤석열 세 정부에서 주요 직위에 발탁된 셈인데, 여기엔 전략적 마인드를 갖춘 그의 업무 능력이 큰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카리스마 있는 리더십의 소유자라는 평가도 받는다.
특히 그는 문 정부에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이끌었는데, 협상 과정에서 섣부른 '스몰 딜'이나 북한의 무리한 요구를 반영하는 상황으로 가지 않도록 숨은 역할을 했다는 후문이다. 미국과의 밀도 있는 현안 조율도 그의 몫이었다.
한반도본부장을 끝으로 퇴임한 이후 이 지명자는 윤석열 캠프 정책자문단에 합류하며 깜짝 복귀했다. 문 정부의 대북 접근법이 갖는 한계와 위험성을 누구보다 잘 아는 인사였기에, 그가 윤 캠프에 힘을 보탠 것 자체가 큰 주목을 받았다. 선거 과정에서 과거의 문제점들을 극복할 수 있는 측면에 집중한 대북 정책 공약을 설계하기 위해 애썼다.
2차관은 외교부의 다자외교를 총괄 지휘하는 자리다. 이 지명자의 경우 북핵외교기획단장과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을 지낸 경험을 살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등 국제사회 대북제재에 대한 협력을 강화하는 방향의 외교 정책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외교부 2차관으로서 윤 당선인이 수차례 강조해 온 경제안보를 강화하는 과제도 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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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이해도·전문성에 꼼꼼한 일처리 평가
김기웅 전 남북회담본부 본부장은 9일 윤석열 새 정부의 통일부 차관으로 발탁됐다. [공동취재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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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부 차관으로 발탁된 김기웅 내정자는 통일부 정통 관료 출신이다. 1961년생인 김 내정자는 서울대 외교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대학원에서 외교학 석사학위를 받은 뒤 1989년 5급 특채로 당시 통일원에 입직했다. 이후 남북회담본부 회담1과장, 통일정책기획관, 정세분석국장, 남북협력지구지원단장, 통일정책실장 등 통일부 내 요직을 두루 거쳤다.
통일부 내에선 꼼꼼하고 신중하게 일을 처리하는 것으로 유명하며 주요 업무에 대한 이해도와 전문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김 내정자는 통일부 내에서도 손꼽히는 '회담통'이다. 1990년부터 거의 모든 남북회담에 관여하며 풍부한 현장 경험을 쌓았다.
2013년 개성공단 가동이 일시적으로 중단됐을 당시에는 재가동을 위한 남북 당국 실무회담 도중에 수석대표로 교체 투입되기도 했다. 3차 회의부터 구원투수로 나선 김 내정자는 북한의 일방적인 조치로 시작된 개성공단 사태를 해결하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 2015년에는 북한의 비무장지대 목함지뢰 도발 이후 타결된'8·25 합의'에 이어 진행된 남북 당국회담에 실무대표로도 참여했다.
박근혜 정부에서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실 통일비서관을 역임한 김 내정자는 2018년 공직에서 물러났으나, 윤석열 정부의 초대 통일부 차관으로 ‘친정’인 통일부에 복귀하게 됐다.
정진우 기자 dino87@joongang.co.kr, 정영교 기자 chung.yeonggyo@jo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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