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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 (월)

이슈 물가와 GDP

월가 "이 속도론 물가 못잡아"…다시 고개 든 자이언트스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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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빅스텝 후폭풍 ◆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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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의 '자이언트스텝'(0.75%포인트 금리 인상) 배제 발언에 안도했던 미국 자본시장의 분위기가 5일(현지시간) 하루 만에 정반대로 뒤집혔다. 전날 22년 만에 빅스텝(0.5%포인트 금리 인상)을 단행한 연준이 두세 차례 추가적인 빅스텝을 예고하자 시장이 한발 늦게 이를 체감한 것이다. 아울러 이 같은 긴축 속도와 수준으로는 치솟는 물가를 잡을 수 없다는 시장의 불신도 악재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물가 상승 추세가 지속되면 연준이 언제든 더 매파적으로 돌아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5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3.12% 급락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각각 3.56%, 4.99% 떨어졌다. 나스닥지수는 이날 2020년 6월 이후 가장 큰 하락 폭을 기록했으며 2020년 11월 수준까지 밀렸다.

다우지수도 2020년 10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날 미 10년물 국채 금리도 다시 오름세로 돌아서 장중 3.10%를 기록했다. 2018년 11월 이후 최고치다. 연준이 자이언트스텝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점에 안도하던 채권시장이 하루 만에 매도세로 돌아선 것이다.

극심한 변동성 장세가 이어지면서 위험자산 회피 심리는 확산되고 있다. 이날 비트코인은 전일 대비 8%대 급락했다. 비트코인은 지난해 11월 최고가인 6만8991달러에서 약 47% 하락했다. 반면 월스트리트저널 달러인덱스는 1.1% 상승했고, 금값도 0.4% 올라 트로이온스당 1874달러를 기록했다.

이날 미국 자본시장에 암운이 드리운 것은 시장이 연준의 '쌍끌이 긴축(빅스텝, 대차대조표 축소)'을 한발 늦게 체감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향후 추가적인 빅스텝 예고에 우크라이나 전쟁, 인플레이션 압력 등 경기 불안 요소가 해소되지 않았다는 투자자들의 판단이 있었다는 것이다. 톰 디 갈로마 시포트 글로벌 홀딩스 상무이사는 이날 증시 매도세를 두고 "시장이 항복한 거래"라며 "추가 긴축이 더 예고돼 있으므로 주식을 매수할 이유가 없으며 인플레이션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채권을 살 이유도 없다"고 파이낸셜타임스에 전했다. 전날 연준이 예고한 긴축 로드맵이 물가를 잡는 데 역부족이라는 시장의 불신도 자본시장에 악재로 작용했다. 지난 3월 8.5%에 달했던 미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 추세를 잠재우려면 연준이 중립금리(약 2.5%)까지 더 빠른 속도로 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것이다.

한편, 6일(현지시간) 미국 고용부는 4월 비농업 일자리가 42만8000개 늘어났다고 밝혔다. 인플레에도 불구하고 블룸버그 시장 전망치 38만개를 웃돈 수치로 견조한 고용 증가세가 이어졌다. 다만 AP통신은 연준의 금리 인상 행보로 비용 증가가 예상되면서 향후 고용 증가세가 계속될지는 불확실하다고 지적했다. 4월 실업률은 3.6%로 3월과 동일했지만 시장 전망치 3.5%보다는 0.1% 높게 나타났다.

미국 4월 고용지표가 호조를 나타냄에 따라 미 연준의 빅스텝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며 이날 장 초반 미국 주요 주가지수는 일제히 하락세를 나타냈다.

이날 오전 9시40분 현재 나스닥100 지수는 전일 대비 1.81% 내린 1만2617.54에 거래됐다.

[최현재 기자 / 신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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