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11월 4일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열린 올림픽팀환영식에서 푸틴 대통령이 체조 메달리스트 알리나 카바예바와 이야기 하고 있다./로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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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연인으로 알려진 리듬체조 국가대표 출신 알리나 카바예바(39)가 유럽연합(EU)의 제재 대상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그는 앞서 미국 행정부의 제재 검토 명단에 이름을 올렸으나 막판 보류된 바 있다.
5일(현지 시각)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는 현재 카바예바를 비롯한 수십 명을 제재하는 방안을 담은 6차 대러제재안 초안을 마련했다. 카바예바에 대해서는 “푸틴 대통령과 긴밀히 연관돼 있다”는 내용이 실린 것으로 알려졌다.
푸틴 대통령의 오랜 측근인 키릴 러시아 정교회 총대주교도 명단에 포함됐다. 2012년 부정선거 논란 속 푸틴 대통령이 승리하자 “신의 기적”이라는 발언을 하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축복한 인물이다. 이로 인해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푸틴의 복사(사제의 미사 집전을 돕는 소년)가 되지 말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그 외에 ‘푸틴의 입’으로 불리는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의 직계 가족, ‘러시아 철강왕’ 알렉세이 모르다쇼프의 배우자, 마리우폴 포위전에 나섰던 국방관리센터 미하일 미진체프 소장 등도 제재 대상에 올랐다. EU 27개 회원국이 연말까지 단계적으로 러시아산 석유 수입을 중단할 것이라는 주제도 담겼다.
해당 제재안이 통과되려면 EU 회원국 정부 모두의 만장일치 합의가 필요하다. 회원국 대사들은 이튿날 아침 이에 대한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며 당일 혹은 주말 이후 최종 합의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사회에서 카바예바에 대한 제재 방안이 거론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미국 정부는 지난달 카바예바를 제재 대상으로 고려했다가 막판에 명단에서 제외했다. 푸틴 대통령에 대한 사적(私的) 공격으로 간주돼, 미·러 갈등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 탓이다. 당시 미 정부 관계자는 “언제 제재해야 최대 효과를 낼 수 있을지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카바예바는 2004년 아테네올림픽 리듬체조 금메달리스트이자 세계선수권 대회에서 메달 14개를 따낸 스포츠 스타다. 2007년 현역에서 은퇴하고 집권 여당에 입당해 8년간 국회의원을 지냈다. 2014년 의원직에서 물러난 뒤에는 친러시아 성향의 한 미디어 그룹 임원으로 영입돼 약 1200만 달러(약 152억원)에 달하는 연봉을 받았다.
그가 푸틴 대통령의 연인이라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지만, 양측이 이를 공식적으로 인정한 적은 없다. 앞서 한 러시아 매체는 2008년 푸틴 대통령이 이혼하고 카바예바와 약혼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가 폐간됐다. 푸틴 대통령은 2013년 이혼을 공식 발표했으나 “존중받아야 할 사생활이 있다”며 카바예바와의 관계는 언급하지 않고 있다. 다만 미 정부는 둘 사이에 최소 3명의 자녀가 태어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문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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