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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우리들의 문화재 이야기

창건부터 재건까지 미스터리, 영주 흑석사 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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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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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주 흑석사는 영주시 이산면 박봉산 자락에 위치한 사찰로 창건 기록이 남아 있지 않으나 통일신라시대 의상대사가 처음 건립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후의 기록에서도 드러나지 않다가 『신증동국여지승람』에 이름과 위치가 등장하고 1799년에 저자 미상의 『범우고』에 폐사되었다는 사실이 수록되어 있다. 광복 이후 옛 흑석사 터에 사찰을 다시 지으면서 오늘날의 모습이 됐다.

창건부터 폐사, 재건까지 많은 궁금증을 자아내지만 그럼에도 옛 흑석사의 흔적을 보여주는 문화재들이 경내 곳곳에 간직되어 있어 사찰의 위엄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그 때문인지 흑석사 경내의 불상 문화재들은 역사성과 가치를 인정받아 목조아미타여래좌상 및 복장유물은 국보로, 석조여래좌상은 보물로, 마애삼존불상은 경상북도문화재자료로 각각 지정되어 있다.

그 중 국보인 조선시대의 목조아미타여래좌상은 1992년에 불상의 몸속에서 복장유물이 극적으로 발견되면서 조선 세조 4년(1458)에 법천사 삼존불 가운데 본존불로 조성된 것임이 밝혀졌다.

법천사가 정확히 어느 곳에 있었던 절인지는 알 수 없지만 시주자 명단이 들어있는 『불상조성권고문』을 비롯한 불교부적 등이 있어 조성 당시의 역사적 배경을 확인할 수 있게 됐다.

복장유물 중에 『감지은니 묘법연화경』, 『백지금니 묘법연화경-변상도』 2건이 이번에 국보로 추가 지정됐다.

『묘법연화경』은 『화엄경』 함께 한국불교사상을 확립하는 데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친 경전으로 보통 『법화경』으로 불린다.

특히 조선시대의 『법화경』 간행은 경전 연구라기보다 경전신앙에 의해 시주자들의 공덕을 위해 간행된 경향이 짙다.

『법화경』을 관통하는 핵심은 ‘부처가 되는 길이 누구에게다 열려 있음’을 천명한 것으로 의지와 노력만 있다면 우리 모두 부처가 될 수 있다는 희망을 전한 것이다.

목조아미타여래좌상 복장유물 속에 이름을 남긴 조선시대 시주자들 또한 그런 절실한 마을을 담아 기도하며 불상을 조성하고 『묘법연화경』을 썼을 것이다.

그 소중한 기도가 흑석사의 국보로 간직되어 오늘날의 우리가 부처가 될 수 있도록 하는 이정표가 됐다.

‘서명수 기자’ seo.myong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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