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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3 (월)

[르포]교사 “마스크 벗어도 돼”…학생들 “아직 어색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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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 “체험학습·체육시간 기대돼요” 반색

일상회복 적용된 학교들…우려보단 기대 커

"이제 선생님께 직접 물어볼 수 있어 좋아요"

이데일리

2일 오전 서울시 광진구 광장초등학교에서 체육교사가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사진=김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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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윤정·신하영 기자] 2일 오전 서울시 광진구 광장초등학교 앞. 책가방을 멘 학생들이 삼삼오오 교문으로 들어서고 있다. 방역당국이 실외 마스크 의무 착용을 해제했지만, 아직은 마스크 벗는 게 어색한지 등굣길에 만난 학생들은 대부분 마스크를 쓰고 있다. 4학년 서인애(11)양은 “바깥에선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된다는 걸 알지만 코로나에 걸릴까봐 걱정”이라며 마스크를 올려 쓰며 교문으로 향했다.

전국 모든 학교 2일부터 일상회복

이날 전국 모든 유치원과 초중고교에는 교육부의 학교 일상회복 방안이 적용됐다. 앞으로는 방역 목적의 원격수업은 전면 중단되며, 체험학습·수학여행 등 비교과 활동은 재개된다. 지난 2020년 3월 신학기 개학이 미뤄지며 부침을 겪어온 학교수업이 이날을 기점으로 2년 2개월 만에 모두 정상화된 셈이다.

4학년 최은유(11)양은 이틀 뒤 학교 인근 아차산 생태공원에서 진행될 체험학습이 기다려진다고 말했다. 최 양은 “원래 등산을 좋아하는 데다 오랜만에 같은 반 친구들과 가는 체험학습이라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벌써부터 체육시간을 기다리는 학생도 있다. 방역당국이 이날부터 실외 마스크 착용의무를 해제함에 따라 체육시간 때 마스크를 벗을 수 있어서다. 5학년 임율희(12)양은 “그동안 체육시간에 숨이 차도 마스크를 살짝 올려 공기가 잘 통하게 하는 정도라 답답했는데 이제는 쓰지 않아도 된다니 다행”이라고 말했다.

체육활동을 좋아하는 중학교 남학생들도 실외 마스크 의무 착용 해제를 반기고 있다. 마포구 성서중 2학년 이지우(15)군은 “체육시간에도 안경을 써야 해 숨이 차면 렌즈에 김 서림이 생겨 불편했다”며 “이제는 체육시간에 마스크를 안 써도 된다니 기대된다”고 말했다.

반면 마스크를 벗고 체육활동을 하는 게 걱정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광장초 4학년 안현민(11)군은 “마스크를 안 쓰면 혹시라도 코로나에 걸릴까봐 무섭다”며 “체험학습 때도 다들 마스크를 쓰고 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3학년 자녀를 둔 여은미(45)씨도 “감기증상이 있거나 코로나 유사증상이 있는 학생들은 실외에서도 마스크를 착용하도록 학교가 지도해 달라”고 당부했다.

9시 50분부터 시작된 광장초 5학년 2반 체육수업. 정작 마스크를 벗고 체조하는 학생은 21명 중 절반이 되지 않았다. 선생님은 “마스크 벗고 수업 받아도 된다”고 했지만 학생들은 “아직 어색해요”라며 선뜻 마스크를 내리려 하지 않았다. 한 친구는 감기기운이 있다며 알아서 “수업시간 중 마스크를 착용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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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성서중학교 학생들이 등교하고 있다.(사진=신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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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방역·학력저하 신경 쓰이는 교사들

학부모·교사들은 체육활동 뒤 교실로 들어올 때 마스크 착용을 깜빡하거나 아예 마스크를 분실하는 학생이 있을까 신경 쓰인다는 반응이다. 특히 마스크를 내렸다 올렸다하는 과정에서 혹시 모를 감염위험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후남 광장초 교장은 “마스크를 착용했다가 벗었다가 하다보면 감염 우려가 있지 않느냐는 게 학부모들의 걱정”이라며 “학교에서도 이 부분에 대한 생활지도를 강화하고 비상용 마스크도 충분히 비축해둘 예정”이라고 말했다.

학교방역지침도 이날부터 대폭 간소화됐다. 교육부가 관장하던 방역체계가 교육청·학교 자율로 넘어간 셈이다. 등교 전 1회 실시하던 선제검사는 이날부터 자율화됐으며, 확진자가 나와도 동일 학급 내 유증상·기저질환자만 신속항원검사를 받으면 된다. 다만 확진 학생에 대한 7일간의 격리 조치는 유지된다.

방역지침 완화에 따라 광장초는 이날부터 교실 안 칸막이를 차차 제거할 방침이다. 교사와 학생 간 소통을 확대하고 학생들의 집중력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다. 이후남 교장은 “교실 안 칸막이를 떼어내면 좀 더 활발한 교육활동이 이뤄질 것”이라며 “다만 감염 우려가 있는 급식실과 교과교실(과학실·음악실 등)은 칸막이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교사들은 원격수업 장기화에 따른 학력저하가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성서중 영어교사 한경(38)씨는 “오늘부터는 확진자가 나와도 대면수업을 계속할 수 있으니 일단 학생들의 수준부터 빨리 파악할 생각”이라며 “그간 원격수업으로 저하된 학력을 회복하는 게 급선무”라고 말했다.

성서중 3학년 안해빈(16)양도 “원격수업을 할 땐 선생님 말씀이 종종 끊겨서 수업에 집중하기 어려웠다”며 “개인적으로 생각해도 그간 성적이 좀 떨어진 것 같아 오늘부터 공부를 더 열심히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같은 학교 1학년 이정우(14)군도 “집에서 원격수업을 들으면 자꾸 졸음이 몰려와 공부가 안됐다”며 “이제 매일 학교에 나올 수 있느니 모르는 부분은 직접 선생님께 여쭤보면서 공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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