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경기도 포천 국립수목원을 방문해 기념식수를 마친 후 숲길을 산책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제공) 2022.04.22. *재판매 및 DB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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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호 청와대 연설비서관이 24일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 "권력욕 없이 새로운 세계에 도달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고 홀로 그렇게 했다"고 밝혔다.
신 비서관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너무 착하다고 한다. 그렇지 않다. 권력으로만 할 수 있다. 권력에 취한 목소리들 안에서 오직 마음을 얻기 위해 다른 삶을 살았을 뿐"이라며 이같이 전했다.
그러면서 "도스토예프스키는 '악령'에 혜안을 남겼다. 획기적 발전과 혁명, 유토피아라는 환상 뒤에는 오늘, 친구, 주변을 향한 권력의 과시가 내재해있다"며 "급진의 도박판에 좌우 가리지 않고 둘러앉았는데, 외롭게, 실현 가능한 길에 등불을 걸었다"고 했다.
이어 "성패는 그 시대의 것이 아니고, 객관적이지도 않다. 동기의 순수성만이 시대를 관통해 가치를 만든다"며 "같은 사건에 대한 다른 기억, 같은 말에 대한 다른 해석 그 앞에 성패를 묻는 일은 부질없다. 그는 정직, 성의, 지극으로 하루하루 실천했다"고 덧붙였다.
시인 출신인 신 비서관은 문재인 정부 출범과 동시에 청와대 연설비서관에 임명돼 지난 5년 내내 문 대통령의 말과 글을 책임졌던 인물이다. 문 대통령의 퇴임일(5월9일)이 다가옴에 따라 그간 문 대통령을 지켜보며 느낀 소회를 남긴 것으로 풀이된다.
= 청와대가 페이스북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의 러시아 국빈방문 B컷을 공개했다. 신동호 연설비서관이 업무를 보고 있는 모습. (청와대 페이스북) 2018.6.25/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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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신 비서관은 이건창·정인보 등 조선 후기 강화학파 학자들을 언급하고 "다른 모습으로 산다는 것은 말로 가능하지 않다. 오직 태도다. 그는 몸에 밴 그대로 했다"며 "권력을 나누는 일이 우리에게 너무 이른지 모른다. 그는 국민을 주인으로 섬기며 고개 숙이고, 믿었다. 평범함이 가진 위대함, 법 없이도 살 사람들의 세상"이라고 했다.
독일에서 활동하는 루마니아 출신 작가 헤르타 뮐러의 노벨문학상 수상소감을 통해서도 '태도'를 조명했다. 신 비서관은 "권력욕 없이 새로운 세계에 도달하기까지, 남겨진 한걸음이다. 시작과 끝에 오직 진실과 양심을 남겨두는 일"이라며 "우리의 품위가 잘 지켜지도록, 스스로 삼가는 일이다. 그는 인내한다. 자발성에 이르러야 진정 변화"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신 비서관은 "나는 잘 안다. 아버지가 자기 자신이 아니라, 우리가 원하는 아버지가 되길 원했던 것이다"라는 터키 작가 오르한 파묵의 말을 인용하며 회한을 남겼다.
그는 "대통령을 다 알 수는 없다. 8년 가까이 주변을 서성이며 느낀 저의 마음일 뿐"이라며 "저는 이제 작은 방으로 돌아간다. 모든 것이 그대로 있어 주기에는 좀 먼 길이었다"고 했다.
정진우 기자 econpho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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