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외여건 불확실성…연준 빅스텝 가능성"
"가계부채 연착륙…취약차주 부실도 대비"
[한국금융신문 김태윤 기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는 19일 “앞으로 통화정책 운용에 있어서는 높아진 불확실성을 고려해 물가 위험과 경기 위험이 어떻게 전개될지 면밀히 살펴야 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자는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 모두발언에서 “국내 물가의 상방 위험과 경기의 하방 위험도 확대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후보자는 "지난달 4% 넘게 상승한 소비자물가는 앞으로도 원유, 곡물 등 원자재가격 상승 영향으로 상당 기간 높은 오름세를 이어갈 전망"이라며 "경기는 코로나19 위기에서 회복되는 흐름을 이어가겠지만, 글로벌 경기 둔화 영향으로 성장세가 기존 전망보다는 약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이 후보자는 최근 대외 여건의 불확실성이 크게 높아졌다고 진단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그 파장이 어느정도까지 확대될지 가늠하기가 무척 어렵다"며 "미 연준은 통화정책을 빠른 속도로 정상화할 것으로 예상되며 상황에 따라서는 몇 차례 빅스텝(big step)으로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글로벌 코로나19 확산세는 전반적으로는 둔화되고 있지만, 중국의 경우 최근 오미크론 변이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14일 정례회의를 열고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해 기준금리를 연 1.25%에서 1.50%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이 후보자는 가계부채 연착륙 필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금융안정 측면에서는 우리 경제의 심각한 잠재 리스크인 가계부채를 연착륙해 나갈 필요가 있다”며 "우리나라 가계부채는 최근 증가세가 일부 둔화되었다고 하지만 그 수준이 높아 금융안정은 물론 성장에도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금리 시그널 등을 통해 증가세를 계속 완화시켜 나가야 한다"며 "이 과정에서 금리 상승영향으로 취약차주를 중심으로 부실 위험이 현재화될 가능성에도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자는 향후 역점 추진 사항으로 “경제여건의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 물가안정과 금융안정이라는 한국은행 본연의 책무를 충실히 이행할 것"이라며 "성장 모멘텀이 훼손되지 않도록 유의하면서도 물가안정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통화정책의 완화 정도를 적절한 속도로 조정하고, 이를 통해 가계부채 연착륙 등 금융안정을 도모하겠다"고 설명했다.
또 "우리 경제가 직면한 중장기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한은의 연구능력도 강화해 나가겠다"며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경제의 디지털화(digitalization), 녹색금융(green finance), 지역경제 균형발전 등 새로이 대두되고 있는 이슈에 대해서도 기민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은행을 정책 환경 변화에 맞게 적극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조직으로 업그레이드하고, 개개인의 경쟁과 협력이 전체의 역량 강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조직의 유연성을 높여 나가기 위해 한은 임직원들과 같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김태윤 기자 ktyu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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