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8일 국회 법사위 1소위에서 의사진행발언을 하고 있다. 김상선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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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은 18일 밤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강행처리에 시동을 걸었지만 출발부터 삐걱거렸다.
김오수 검찰총장의 항의성 사표를 반려한 문재인 대통령은 김 총장과의 면담에서 “개혁은 검·경의 입장을 떠나 국민을 위한 것이 돼야 하고, 국회의 입법도 그래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4월 강행 처리에 대해 찬반 어느쪽으로도 해석이 가능한 표현을 사용했다. 한편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1소위에 참석한 김형두 법원행정처 차장은 “(검수완박 법안은) 근본적으로 형사 절차를 바꾸는 내용이다. 각계의 의견을 잘 수렴해보고 면밀히 검토할 필요성이 있다”며 4월 처리에 대한 부정적 시선을 드러냈다.
김 차장은 이어 “해당 법률안에 대한 정당성, 전문가의 다양한 의견, 국민 기본권 보호와 사회안전 보장이라는 기본 가치에 미치는 영향, 검찰의 민주적 통제 필요성, 수사 전체에 미칠 영향, 해외 유사 법률 비교 등 제반 사정을 국회에서 면밀히 살펴 개정 내용을 결정해야 한다”고도 설명했다. 법원행정처는 이런 취지의 의견서를 법사위에 제출도 했다. 김 차장은 “이런 입법례는 못 본 거 같다”고까지 말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격하게 반발했다. 민주당 내 ‘검수완박’ 그룹인 처럼회 소속 김용민 의원은 “입법 정책적 사안인데 법원행정처에서 이래라저래라 의견을 제시하는 것이 타당하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국회 논의가 차장님 보기에 우스워 보이고 그러진 않죠?”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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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의 강행작전 시작…18일 저녁 돌발 소의 개의
법안심사1소위원장인 박주민 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후 8시40분 소위를 개의한 뒤 약 1시간 만인 오후 9시40분 검수완박 법안인 형사소송법·검찰청법 개정안(지난 15일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 대표발의)을 전격 상정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전체회의에서 상정된 다음 소위로 회부하지 않은 법안이라 국회법에 어긋난다”고 반발하자 박 의원은 같은 당 소속인 박광온 법사위원장의 결재를 받아 해당 법안을 직회부(전체회의를 거치지 않고 소위 회부)했다.
18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1소위를 앞두고 유상범·전주혜 국민의힘 의원이 국회 경위들에게 소위 공개를 주장하며 항의하고 있다.김상선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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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정 이후 여야는 거세게 맞붙였다. 이수진 민주당 의원(서울 동작을)은 “새로 대통령에 당선된 그분(윤석열 당선인)께서 거부권을 행사하는 것이 강하게 추정되는 상황에서 어쩔 수 없이 수사·기소 분리를 하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박형수 국민의힘 의원은 “새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주장만으로도 ‘보편타당한 법률이 돼야한다’는 형사법의 원칙에서 벗어났다”고 반박했다.
양측은 신경전도 이어갔다.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이 10분 이상 발언하자 이수진 의원은 “나눠서 좀 하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자 전 의원도 물러서지 않고 “듣기싫은 소리를 해서 그런지 반발이 좀 심한 것 같다. 검찰 수사권을 박탈하는 것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먼저 필요하다”며 맞받았다.
이날 소위에선 민주당이 수적우위(민주당 5명, 국민의힘 3명)를 바탕으로 단독 의결할 거란 전망도 있었지만 민주당은 이를 실행하지는 않았다. 검수완박 법안에 논란이 많은 만큼 소위 단계에서 심사를 하루 이틀 정도 진행하면서 최소한의 형식적 요건은 갖추겠다는 의미로 분석된다.
민주당은 4월 19일 오후 2시에 열릴 예정인 소위에서 의결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소위 과정에서 국민의힘이 최장 90일의 숙고기간을 갖는 안건조정위에 두 법안을 회부하면 민주당은 조정위 조기 종결을 시도한다는 방침이다. 이미 민주당 출신인 양향자 무소속 의원을 법사위로 보임시킨 민주당은 6명의 안건조정위원 중 4명(민주당 3명 및 양 의원)의 의결정족수를 확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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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홍근 “4월 처리 않으면 영영 기회 안온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현안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김상선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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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은 4월 20일 전후 법사위 전체회의 의결을 한 뒤 임시국회 회기를 2~3일로 짧게 두는 ‘살라미’ 방식으로 4월 28일 전에는 국회 입법 절차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한 회기에 1개 법안 밖에 강행처리를 할 수 없기 때문에 짧게 여러 번 임시국회를 열어야 한다. 당내에선 “법사위와 본회의 모두 172석 과반 의석으로 밀어붙일 것”(민주당 법사위 관계자)이란 말이 나온다.
민주당 지도부는 검수완박의 명분을 계속해서 내세우고 있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번 주는 권력기관 2단계 개편과 개혁에 중대한 분수령이 되는 시기”라며 “4월 임시회에서 (검수완박 법안을) 처리하지 않으면 앞으로도 영영 기회가 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북미 순방(4월 23일~5월 2일)을 떠날 박병석 국회의장 대신 김상희 국회부의장이 사회권을 넘겨받아 검수완박 법안을 본회의에서 처리하는 방안을 기대 중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살라미’ 회기 설정 등에서 김 부의장과의 논의가 더 수월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효성·윤지원 기자 kim.hyos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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