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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최악의 위기 맞은 자영업

"말이 안 통해요. 가슴이 답답해요"…민노총 집회에 자영업자 '한숨' [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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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 13일 서울 종로 한복판에서 4000여명 규모의 집회를 열었다. [한재혁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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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번을 말해도 바뀌지가 않아요. 집회하는 날만 되면 가슴이 답답해요"

서울 종로구 세운상가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50대 A씨는 술잔을 비운 뒤 붉어진 얼굴로 다시 말을 이었다. 술잔 옆에는 소주병 두 개가 놓여있었다. A씨는 "나도 소위 '386세대'라 대학생 때 데모에 참여하긴 했지만 이건 너무하다"며 "이게 어딜봐서 시민을 위한거냐"고 하소연했다.

13일 오후 3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서울시 종로구 종묘공원에서 결의대회를 개최하면서 일부 시민이 불편을 호소했다.

이날 개최된 집회는 미신고 집회다. 민노총은 오후 1시 20분경 조합원에 종묘공원을 집회 장소로 공지했다. 집회를 예상하지 못한 자영업자는 고스란히 피해를 떠안았다.

실제로 매경닷컴이 현장에서 만난 일선 자영업자와 행인은 갑작스러운 소음과 담배냄새에 대해 불만을 토로했다.

인근 귀금속상가에서 시계를 판매하는 80대 상인 B씨는 "피해가 생각보다 크다"면서 "집회가 있는 날이면 가게 앞 골목에서 무단 흡연자들이 많아진다. 지금도 가게 안에 냄새가 나 탈취에 많은 수고가 들어간다"고 말했다.

실제로 집회 현장에서는 조합원이 모여 흡연하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포착할 수 있었다. 집회 주최 측이 "공원 내 금연을 강조했다"고 밝힌 것과는 상반된 모습이었다.

종묘공원 내 화장실 앞과 인근 골목에서는 각각 15여명, 10여명의 조합원이 담배를 피고 있었다. 종로보건소 관계자에 따르면 종묘공원 내부와 인근 도로는 모두 금연구역으로 지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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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재혁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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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회로 인한 교통체증을 지적하는 시민도 있었다. 이날 집회로 인해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에서 열차가 무정차 통과했고 2호선 을지로입구역과 시청역 역사 일부 출입구가 폐쇄됐다.

종로 3가역을 방문한 30대 행인 C씨는 "약속 장소가 경복궁역인데 지하철이 가지 않는다"며 "갑자기 택시를 잡아야 해서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산 위험도 여전했다. 매일 10만~20만명대 확진자가 나오는 상황이지만 흡연장은 물론 집회 참여 중에도 마스크를 벗은 사람이 곳곳에 보였다.

엄중식 가천대 감염내과 교수는 "야외라도 마스크를 벗고 많은 사람이 모이게 되면 코로나19 전파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특히 집회나 흡연의 경우 비말을 통한 전파가 손쉽게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종묘공원 집회에는 서울시의 불허와 법원의 299명 제한 집회 허용에도 약 4000명이 참석한 것으로 추산된다.

집회 참여자는 차기 정부의 노동정책을 규탄하며 윤석열 제20대 대통령 당선인과의 대화를 촉구했다. 근로 시간 유연화와 최저임금 업종별 차등적용, 중대재해처벌법 완화 등 윤석열 정부의 노동 개혁 정책을 비판했다.

서울시는 집회 인원 초과 등 감염병예방법에 따라 추후 채증자료(집회나 시위현장에서 불법행위 또는 이와 밀접한 행위를 촬영, 녹화, 녹음하는 것)를 활용해 고발 여부를 검토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하린 매경닷컴 기자 / 한재혁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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