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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3 (월)

[비상걸린 가구·인테리어①]글로벌 PVC·목재 값 폭등…침대·소파 또 들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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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케아·한샘·시디즈·에넥스·에몬스 줄줄이 가격 올려 물가부담↑

러-우크 전쟁 후폭풍에 원자잿값 급등…기업도 울상

[편집자주]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폭풍이 지구 반 바퀴를 돌아 한국에 불어 닥쳤다. 국제유가와 글로벌 원자잿값 폭등은 밥상 물가뿐 아니라 가구·인테리어 물가도 밀어 올렸다. 우크라이나 사태는 진정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기업은 수익성 방어 차원에서라도 소비자 가격을 올려야만 하는 처지에 몰렸다. 가격을 올려도 손실을 막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기업도 소비자도 울어야 하는 상황을 짚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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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용인시 이케아 기흥점. 2021.2.14/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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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민석 기자,신윤하 기자 = "주방 가구 구매상담(플래닝)을 받아보니 20%나 올라 인상 전과 비교했을 때 앞자리가 확 달라졌어요. 연초에 올라 더 안 오를 줄 알고 고민하던 차에 또 인상해버리다니 속상합니다."

최근 이케아로부터 주방 플래닝 관련 상담을 받은 한 소비자의 말이다. 이케아를 시작으로 한샘 에넥스, 에몬스, 퍼시스그룹의 의자브랜드 시디즈까지 일제히 주요 가구·가구인테리어 제품 가격을 큰 폭으로 올리면서 물가 부담이 치솟고 있다.

10일 이케아코리아에 따르면 올해 2월말 Δ주방가구(수납장·식탁 등) Δ책상·의자 Δ침대 Δ서랍장 Δ도어 Δ시계 Δ가구부품 등 1000여개 품목(전체 1만여개) 가격을 최대 28.6% 인상했다.

주방가구 모듈의 인상폭이 컸다. 주방모듈 막시메라 서랍L(40*60) 경우 3만5000원에서 4만5000원으로 28.57% 올랐다. 자녀 침대로 인기 높은 '쿠라 침대’ 경우 기존가격 23만6000원에서 현재 24만9000원으로 1만3000원(5.5%) 비싸졌다. 가성비 아이템으로 꼽힌 '이케아 시계' 가격도 3000원에서 3500원으로 16%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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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가구·인테리어 1위 한샘은 지난 2월 창호와 도어, 3월 부엌·바스·마루·벽지 가격을 4%가량 인상한데 이어 이달 4일부터 침대·소파 책장 등 가구 품목 가격을 전체적으로 4% 올렸다.

품목별 평균 인상률은 Δ침실(침대) 3.7% Δ거실(소파) 4.2% Δ서재(책장) 4.0% Δ드레스룸 4.0% Δ주방(식탁) 4.2% Δ자녀방(어린이·학생 가구) 4.1% 등이다.

퍼시스그룹의 의자 브랜드 시디즈는 이달부터 전체 370여개 품목 중 절반인 190여개 품목 가격을 평균 5% 올렸다. 그룹의 소파브랜드 알로소는 지난달 4일부로 일부품목(소프트토넬로 가죽 적용 제품) 판매가를 약 5% 인상했다.

에몬스도 지난달 전체 200여개 품목 중 절반인 100여개 품목 가격을 평균 3~4% 정도 올렸다. 합판류(PB·MDF)가 들어가는 수납장·서랍장·옷장 등이 주로 인상됐다.

가격 인상을 예고한 업체도 있다. 부엌가구 전문 에넥스는 5월1일부터 주방가구 전체 품목(총 12개) 가격을 최대 10%까지 인상한다. 업계 상위 업체들이 줄줄이 가격 인상 대열에 합류한 가운데 아직 계획을 밝히지 않은 곳들도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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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목재산업박람회(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2021.10.20/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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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은 원부자재비 상승, 물류난에 따른 컨테이너 운임 부담 증가 등으로 소비자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다고 입을 모았다.

실제 최근 러시아를 향한 국제사회의 경제 제재가 본격화하면서 글로벌 목재 가격이 오르고 있다. 글로벌 목재시장에서 러시아산 비중은 상당하다. 최근 몇 년 새 국내 수입도 급증했다.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로 러시아산 목재 공급에 차질이 발생하면서 국내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한샘도 가격인상 주된 이유로 목재 기반 주요원자재인 PB(파티클보드)와 MDF(중밀도섬유판)의 가격 상승을 꼽았다.

한샘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PB(파티클보드), MDF(가공목재) 등 원자재를 비롯해 요소, 메탄올 등 주요 원부자재도 폭등이 지속됐다"며 "국제 유가 상승, 물류난에 따른 컨테이너 운임 가격 상승 장기화 등의 시장 상황으로 불가피하게 가격을 인상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회사 입장에서는 원부자재 가격 상승에 대응해 제품 가격을 올려야 실적 악화를 방어할 수 있다. 원부자재 가격 상승폭이 너무 크면 소비자 가격을 인상해도 실적이 악화하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한다.

업체들은 지난해도 수차례 가구·인테리어 가격을 올렸지만 연간 실적은 좋지 못했다. 여기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로 국제유가와 목재 값이 급등하면서 올해 전망 역시 밝지가 않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우크라이나 사태로 지난해보다 경영 여건이 더 악화하고 있다"며 "손실보전을 위한 가격 인상이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ideaed@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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