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석 부산과학기술대 부총장 |
지금 대한민국의 지방은 새로운 생존방식을 모색해야 하는 중요한 기로에 놓여 있다. 수도권 집중화가 가속화하고, 지역은 인구 감소와 산업 공백, 문화적 침체로 시름이 커지고 있다. 이에 대응하여 정부가 꺼내 든 RISE(Regional Innovation System & Education) 체제는 중앙 주도의 정책이 아닌 지역 현장에 뿌리를 둔 성장 모델이다. 이 도전적인 구상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교육 현장이 지역과 연계해 살아 움직여야 한다. 현장 밀착형 교육기관인 전문대학은 그 중심에서 뛰어야 하며, 교육기관을 넘어 지역 혁신의 허브로 도약할 수 있는 유력 파트너다.
전문대학이 수행해야 할 핵심 역할은 지역 특화 산업에 적합한 인재를 지속해서 양성하는 것이다. 전문대학은 지역 기업과 협력해 맞춤형 교육과정을 설계하고, 산학협력을 통해 현장의 문제를 해결하며, 졸업생이 지역에 바로 기여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특히 디지털 전환의 격랑 속에서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통해 고숙련자와 저숙련자 각각이 필요로 하는 교육을 제공해야 한다. 고숙련자에게는 신기술로 무장해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재교육을, 저숙련자나 중장년층에게는 산업 변화에 적응하도록 디지털 기초 역량 강화 교육을 제공해야 한다. 전문대학은 이 두 집단 모두를 위한 평생학습 교육 플랫폼으로써 개인의 삶과 지역 산업 경쟁력을 동반 강화할 수 있다. 이는 지역 내 다양한 계층이 디지털 생태계에 참여해 지속가능한 발전 생태계를 갖추는 데 있어 필수적이다.
정책적·재정적 뒷받침도 필수적이다. 정부와 지자체는 전문대학의 자율 과제를 확대하고, 성과 중심 지원 체계를 마련해 전문대학이 지역 전략 파트너로 자립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지역 정주, 지역 기업 성장 등 다차원적 지표를 바탕으로 지원한다면 전문대학은 지역 발전의 ‘가교’를 넘어 ‘엔진’으로 기능할 수 있을 것이다.
전문대학이 RISE 체제의 심장부로 도약한다면 지역은 소멸 위기를 걷어내고, 디지털 전환을 기회로 삼는 역동적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다. 전문대학은 실용적 인재를 공급하고, 평생학습을 제공하는 교육 허브가 돼 지역민과 밀착한 ‘커뮤니티 앵커’로서 역할을 수행하고, 산업 간 경계를 허무는 혁신의 용광로로 거듭나야 한다.
전문대학이 깨어나면 지역이 깨어난다. RISE 체제가 지역 주도의 혁신 생태계를 완성하기 위해서는 디지털 교육과 AI 활용 실용교육, 생애주기학습, 실용산학협력의 결실이 모여야 한다. 이제야말로 전문대학을 통해 지역의 미래를 향해 힘껏 도약할 때다.
이상석 부산과학기술대 부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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