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담스님이 8일 올린 페이스북 글./페이스북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법흥사터(추정) 연화문 초석을 깔고 앉아 논란이 된 가운데, 일부 스님들이 소신 발언을 했다.
경북 청도 소재 한지전용미술관인 영담한지미술관의 관장인 영담스님은 지난 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조계종 승려로서 말씀드린다”며 “산행을 하시다가 빈 절터 아무렇게나 놓인 주춧돌을 만나시거든 잠시 앉아 쉬셔도 괜찮다”고 썼다.
영담 스님은 “쉬시면서 먼 산 구름도 보시고 빈 절터 무상한 이치도 깨달으시고 부처님도 좋아하실 것”이라며 “이를 시비하는 조계종단의 유치함을 너그럽게 용서해 주시라”고 했다. 이어 “나무서가모니불, 나무아미타불, 나무관세음보살”이라며 합장을 하는 듯한 이모티콘 3개를 덧붙였다.
허정스님이 7일 올린 페이스북 글./페이스북 |
평소 종단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온 허정스님(서림)도 지난 7일 페이스북을 통해 “딱 봐도 새롭게 건물을 짓기 위해 기계로 만들어 가져다 놓은 주춧돌인데 저게 무슨 문화재라고 호들갑을 떠나”라며 “건물 재료에 사람이 앉아서 쉬는 게 어째서 비판 받을 일인가. 주춧돌이 그렇게 소중하다면 거기에 나무 기둥도 올리지 마라”고 했다.
8일에도 허정스님은 영담스님의 글을 공유한 뒤 “같은 마음”이라는 글을 남기는가 하면, “부처님과 제자들이 지나다가 이런 주춧돌을 보았다면 분명 부처님도 주춧돌 위에 앉아서 쉬었을 것”이란 글을 연달아 올렸다.
앞서 문 대통령 부부가 지난 5일 북악산 산행 도중 법흥사터 연화문 초석에 앉은 것과 관련 불교계에선 “청와대의 문화유산에 대한 인식이 참담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논란이 일자 문화재청은 7일 입장문을 내고 “문 대통령 내외가 착석하신 법흥사터 초석은 지정 또는 등록문화재가 아니다”고 밝혔다. 이어 “사전에 보다 섬세하게 준비하지 못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공감하며 앞으로는 더욱 유의하겠다”고 했다.
이에 조계종은 8일 “정부 관계자들이 보여준 이러한 사고는 자칫 국민들에게 지정문화재가 아니면 아무렇게나 대해도 상관없다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는 대단히 위험한 발언”이라며 “천박한 문화재 인식을 드러낸 문화재청장과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사퇴하라”고 했다.
[김자아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