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7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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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이 ‘부차 학살’에 대한 대 러시아 제재의 일환으로 오는 8월부터 러시아산 석탄 수입을 금지하기로 했다. 러시아 에너지에 대한 EU 제재는 이번이 처음이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EU 이사회 의장국인 프랑스는 7일(현지시간) EU 외교관들이 러시아 석탄 금수 조치 등을 담은 다섯번째 대 러시아 제재안을 승인했다. 다만 회원국 간 이견으로 러시아산 석유와 천연가스 수입 중단 합의는 실패했다.
석탄의 45%를 러시아에서 수입하는 EU에서 금수 조치가 발효되면 연간 40억유로(약 5조3000억원) 규모의 러시아산 석탄 수입이 넉달가량 중단된다. 다만 금수조치는 8일쯤 EU 관보 게재를 거쳐 120일 후인 8월 초부터 발효될 예정이다. EU는 러시아산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독일의 요구를 반영해 120일간의 유예기간을 두기로 했다.
EU는 이날 연간 55억유로(약 7조3000억원) 규모의 러시아산 주요 원자재와 장비 수입도 금지한다고 밝혔다. EU는 또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두 딸과 러시아 올리가르히(신흥재벌) 등을 포함한 200여명을 EU 제재리스트에 올렸다.
앞서 EU 회원국들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키예프) 인근 부차에서 수십구의 주검이 발견된 후 추가 제재 방안을 논의해왔다. 그러나 독일, 오스트리아 등 러시아산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일부 회원국들이 이견을 나타내면서 합의가 늦춰졌다.
러시아산 석탄 금수 조치는 러시아 에너지를 겨냥한 EU의 첫 제재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다만 2021년 기준 EU가 러시아에서 수입하는 에너지 중 석탄 수입금액 비중은 약 4% 정도에 불과하다. 또 통상 에너지 계약은 수년 단위의 장기 계약인데 이번 제재는 새로 체결되는 계약에 대해서만 적용된다. AP통신은 “크렘린을 제재하겠다는 도덕적 결의를 보여준 데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스는 천연가스나 석유보다는 석탄 금수가 더 쉬운 결정이지만 에너지 가격 인상으로 유럽 소비자들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EU가 다음 제재로 러시아산 석유 수입 금지를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러시아산 석유와 천연가스에 대한 유럽의 높은 의존도를 감안할 때 합의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미국은 대러 추가 제재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 상원과 하원은 이날 러시아산 에너지 수입 금지와 러시아와 벨라루스에 대한 최혜국대우를 폐지하는 법안을 가결했다. 최혜국대우를 폐지하면 러시아·벨라루스산 제품에 높은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
주요 7개국(G7)도 이날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를 발표했다. G7은 이날 성명을 통해 “에너지 등 러시아 경제 주요 부문에 대한 신규 투자를 금지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러시아에 대한 수출 금지 확대, 러시아 은행과 국영기업, 러시아 엘리트층과 가족에 대한 제재도 강화할 방침이다.
정원식 기자 bachwsi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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