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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이어 발칸반도를 노릴 것을 우려한 코소보와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보스니아)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가입을 서두르고 있다.
알자지라는 5일(현지시간) 러시아가 이웃국가 세르비아에 미치는 영향력이 점점 커지면서 코소보와 보스니아는 우크라이나 사태가 발칸반도에서 되풀이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코소보는 러시아가 지난 2월24일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한 지 사흘만에 나토에 신속하게 가입할 수 있도록 해줄 것을 촉구하며 자국 영토에 영구적인 미군 주둔을 요구했다. 비오사 오스마니 코소보 대통령은 그 후 조 바이든 미 대통령에게 나토 가입을 도와달라고 직접 요청하기도 했다. 시페트 포지치 보스니아 국방장관은 보스니아가 현재 “나토 회원국이 되기 위한 마지막 단계인 ‘회원국 자격 행동 계획(MAP)’에 참여 중”이라고 전했다.
코소보와 보스니아는 1990년대에 세르비아와 전쟁을 벌인 후 나토 가입을 전략적 목표로 삼아왔다. 신유고연방(세르비아 전신)의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대통령 시절 발발한 보스니아 내전(1992~1995)과 코소보 분쟁(1998~1999)에서 유고연방군에 의한 대량학살을 경험하면서다. 당시 미국을 비롯한 나토 회원국들은 유고연방군의 학살을 막기 위해 신유고연방에 경제 제재를 가하고 나토군을 투입해 세르비아를 폭격했다. 이때 유일하게 신유고연방을 지원했던 러시아와 밀착한 세르비아를 제외하고 발칸반도에서 아직 나토에 가입하지 못한 나라는 코소보와 보스니아뿐이다. 알바니아와 크로아티아는 2009년 나토에 합류했다. 몬테네그로와 북마케도니아는 각기 2017년과 2020년에 나토 회원국이 됐다.
두 나라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가 세르비아와 손잡고 발칸반도의 안보를 뒤흔드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오스마니 코소보 대통령은 “러시아는 발칸반도에 파괴적 관심을 갖고 있다”면서 “러시아는 특히 코소보와 보스니아는 물론 이미 나토 회원국인 몬테네그로까지 공격하는 데 관심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러시아의 대리인 역할을 하는 세르비아가 지금 유럽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에 용기를 얻어 러시아와 함께 행동할 수 있다”면서 “세르비아에 대한 러시아의 영향력은 지난 수년간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코소보와 보스니아의 나토 가입 전망은 밝지 않다. 코소보는 2008년 세르비아로부터 독립을 선언했지만, 스페인, 슬로바키아, 그리스, 루마니아 등 일부 나토 회원국이 이를 인정하지 않아 코소보의 나토 가입이 쉽지 않은 상태다. 오스마니 대통령은 우선 ‘평화를 위한 동반자 관계(PfP)’ 등 비회원국과의 협력 강화를 위한 나토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을 목표로 삼을 예정이다. 그는 “코소보는 우크라이나 사태로 나토 가입이 얼마나 필수불가결한 조건이 됐는지 나토 회원국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고 말했다.
보스니아 역시 넘어야 할 산이 있다. 나토 가입을 위한 법적 절차인 MAP에 따르면 후보국은 정치, 경제, 군사, 법률 등 주요 분야에서 나토의 기준을 충족하는 조치를 이행하고 이에 대해 나토의 평가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보스니아는 2010년부터 군사 안보에 대한 투자를 중단했다. 보스니아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나면 지정학적인 관계가 변하고 지역 안보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보스니아의 나토 가입이 신속하게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러시아가 보스니아의 나토 가입에 꾸준히 반대해왔다는 점도 장애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사라예보 주재 러시아 대사관은 지난해 보스니아가 나토 회원 가입을 위한 조치를 행한다면 러시아가 “이 적대 행위에 대응할 것”이라 경고했다. 이고르 칼라부호프 주보스니아 러시아 대사도 지난달 보스니아TV와의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 침공을 직접 거론하며 나토 가입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보스니아가 어떤 단체에 가입하는 것은 보스니아가 결정할 일이지만 이에 대한 우리의 반응은 별개의 문제”라면서 “우리는 위협이 있으면 대응한다는 것을 우크라이나의 사례를 통해 보여주었다”고 말했다.
김혜리 기자 harr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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