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25일(현지시간) 백악관 사우스론에서 열린 행사에서 존 지머먼 전국칠면조연합 회장과 그의 아들 그랜트와 함께 칠면조를 사면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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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C뉴스 등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오는 28일 추수감사절을 앞두고 이날 백악관 마당인 사우스론에서 열린 칠면조 사면 행사에 참석했다. 그는 "이 행사는 공식적으로 연말 연시가 시작되는 것을 의미한다"며 "대통령으로서 여기서 연설하고 감사를 표하는 것도 마지막"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가장 중요한 것, 즉 가족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또한 "내 아버지는 '가족은 시작이면서 중간이자 마지막이기도 하다'고 말씀하곤 했다"면서 "우리 친구들, 이웃들, 그리고 우리가 지구에서 가장 위대한 국가 미국에 살고 있다는 축복에 감사해야 한다. 과장이 아니다"라고 감사의 중요성을 짚었다. 이어 "어떠한 상황에서도 미국인인 우리는 포기하지 않는다"며 "계속 나아가고 믿음을 지킨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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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의 공식 칠면조 사면식은 1947년 해리 트루먼 당시 대통령이 칠면조협회에서 칠면조를 선물로 받은 데서 유래됐으며, 1989년 조지 H.W 부시 대통령때부터 미 대통령의 연례 공식 행사로 진행되고 있다. 비공식적으로는 아들이 선물로 받은 칠면조를 좋아해 잡아먹지 못하고 '사면'해야 했던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 시절부터 시작된 것으로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미국에서는 매년 11월 네번째 목요일인 추수감사절에 온 가족이 모여 칠면조 구이를 먹는 전통이 있다.
이날 사면된 칠면조 두 마리는 바이든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델라웨어주의 주화(州花)인 복숭아꽃(peach blossom)에서 이름을 따서 '피치'(peach)와 '블러썸'(blossom)으로 명명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피치를 소개하면서 '평정심을 유지하고, 계속 게걸스럽게 먹으라'(Keep calm and gobble on)를 생의 모토로 삼고 있다고 농담했다. 이는 2차대전 당시 영국의 모토였던 '평정심을 유지하고, 하던 일을 계속하라'(Keep calm and carry on)를 패러디한 것이다. 또한 블러썸에 대해서는 "반칙은 없고, 미네소타는 친절할 뿐"이라고 언급했다.
사면 후 두 마리의 칠면조는 미네소타주 와카타로 돌아가 '농업 대사'로서 남은 생을 보내게 된다. 이들은 지난 7월 부화했으며 전통에 따라 이번 사면식을 위해 워싱턴DC로 와서 윌라드인터컨티낸털 호텔의 스위트룸에서 대접받았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2023년에는 리버티와 벨, 2022년에는 초콜릿와 칩, 2021년에는 땅콩버터와 젤리를 사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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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C방송을 비롯한 현지 언론들은 통상 칠면조 사면식이 촌스러운 농담으로 가득 차곤한다고 전했다. 일간 가디언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퇴임을 앞둔 2020년 당시에는 '당신 자신에게 사면을 내릴 건가요'와 같은 질문이 나오기도 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이날 사면식에 역대 최대인 2500명이 참석했다면서 군중 규모에 집착하는 트럼프 당선인을 상대로 바이든 대통령이 마지막 승리를 거뒀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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