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러시아군이 물러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외곽 부차 마을에서 자전거를 탄 남자와 아이가 길가에 방치된 한 시신을 향해 다가오고 있다.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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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키이우 외곽 도시 부차 등에서 러시아군이 민간인을 살해했다는 관련 사진과 동영상이 속속 공개되는 가운데, EU는 이에 대한 대응으로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이날 트위터에 "러시아군의 잔학 행위에 대해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며 "러시아에 대한 EU의 제재와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진행 중"이라고 남겼다. 또 러시아의 잔학 행위에 대한 증거 수집을 위해 우크라이나 NGO를 지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셸 의장은 트위터에 '학살(Massacre)'이라는 단어를 썼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EU의 계획에 대한 알고 있는 관계자를 인용해 "EU 대사들은 오는 6일 새로운 징벌적 조처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본다"고 보도했다.
전날 러시아군은 수도 키이우에서 후퇴해 벨라루스 국경 근처까지 후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러시아군의 '만행'이 드러났다. 부차 마을을 찾은 우크라이나군과 AP·AFP 등 외신은 러시아군이 이곳을 점령한 기간 중 민간인을 잔혹하게 살해했다는 명백한 증거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부차 등에선 수백여 구의 민간인 시신이 발견됐으며, 이들 중 상당수는 손을 뒤로 묶인 채 뒤통수에 총격을 가해 살해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 시신은 자전거를 탄 채로 총격을 받은 후 옆으로 쓰러져 그대로 방치된 경우도 있었다. 러시아군이 탱크와 군용차 등을 겨냥한 우크라이나군의 반격을 막기 위해 어린이들을 차량 앞에 태워 '인간 방패'로 썼다는 주장도 나왔다. 또 주민들은 "러시아군이 후퇴하면서 민간인에 대해 무차별 사격을 가했다"고 외신에 증언했다.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 장관은 이날 트위터에 러시아군의 '민간인 학살'을 고발하며, 전 세계가 제재에 나설 것을 요청했다. 쿨레바 장관은 "계획적인 대학살"이라며 "러시아는 가능한 한 많은 우크라이나인을 제거하는 목표로 삼고 있다"고 했다. 이어 "주요 7개국(G7)에 엄청나게 강한 새로운 제재를 당장 부과할 것"을 요구했다.
각 국 정부 관리 등도 러시아군의 전쟁 범죄 혐의에 대해 강력한 대응을 촉구했다. 카자 칼라스 에스토니아 총리는 이날 러시아에 의한 우크라이나 민간인 학살은 "명백한 전쟁 범죄"라며, "가능한 한 빨리 EU의 강력한 제재"를 촉구했다.
타임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마이클 브로드스키 우크라이나 주재 이스라엘 대사는 부차에서 일어난 학살을 규탄하며, "민간인 살해는 명백한 전쟁 범죄"라고 말했다. 그는 "부차에서 사진에 깊은 충격을 받았다. 민간인 살해는 전쟁 범죄이며 정당화될 수 없다"고 트위터에 남겼다.
앞서 리즈 트러스 영국 외무장관도 부차·이르핀에서 끔찍한 일이 벌어졌다며, 민간인에 대한 러시아군의 잔학 행위를 국제형사재판소(ICC)에서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AFP 통신이 전했다.
김영주 기자 humane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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