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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구 갈등에 널뛰는 2차 추경…새 방역지원금도 '안갯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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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딜 감액 no" 정부 반대에…추경 제출 4→5월로

민주도 인수위에 반발…5월내 방역지원금 가능할까

뉴스1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2022.4.1/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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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혜지 기자 = 신구 권력 갈등이 2차전에 접어들면서 새 정부의 재정 집행 계획에도 불확실성이 커지는 모습이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자영업자·소상공인 손실보상을 위한 2차 추경을 새 정부 출범 이후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정부 출범일이 5월10일인 점을 고려하면 당초 정치권과 함께 '4월 추경'에 무게를 실었던 방침에서 급선회한 것이다.

3일 인수위에 따르면 추경호 기획조정분과 간사는 지난달 31일 브리핑에서 "코로나19 손실보상 추경 관련 작업은 인수위가 주도적으로 하고 추경 편성안도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뒤 국회에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은 2차 추경을 두고 "1분1초도 허비해선 안 된다" 주장하는 등 빠른 추경안 제출을 강조해 왔다. 이와 관련해 윤 당선인은 "빠르면 현 정부에다가 추경 요청을 할 수도 있고, (현 정부가) 안 들어주면 (새) 정부가 출범하면서 바로 준비된 추경안을 국회에 보내는 방안으로 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또 윤 당선인은 지난 28일 문재인 대통령과 회동에서 추경 편성 필요성에 공감대를 형성하고 실무협의에 착수하기로 했다. 이후 30일에는 추경 규모, 재원 조달 방식 등과 관련해 재정 당국과의 이견을 좁혔다고 발표했다.

그런데 하루 만에 '새 정부 출범 이후' 추경안 제출 계획을 못박은 것이다. 2차 추경 예상 시점이 4월과 5월 사이를 널뛰었다.

현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인수위의 선회에 즉각 반발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1일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인수위의 결정을 두고 "코로나19라는 가뭄 속 애타는 국민보다 지방선거에서 추경 효과라는 이해득실에 빠져있는 것"이라면서 "4월 국회부터 심의할 수 있게 인수위는 바로 현실적으로 가능한 추경안을 제출해 대선 때 국민께 약속한 것을 바로 지켜달라"고 촉구했다.

인수위는 추경 시점을 미룬 이유로 '새 정부의 뜻을 담은 추경안을 현 정부 이름으로 제출하는 것 자체가 어색하다'는 점을 들었지만, 사실상 재원 마련의 어려움, 재정 당국과의 마찰 등을 염두에 뒀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우선 재원의 경우, 윤 당선인이 후보 시절 약속한 50조원은 물론이고 약 30조원 수준의 재원을 마련하는 것에도 어려움이 따르는 것이 현실이다. 인수위는 지출 구조조정을 통해 재원을 조달하고 국채 발행은 최대한 후순위로 하겠다는 방침인데, 통상 지출 구조조정은 10조원 규모를 넘기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재정 당국과의 마찰의 경우, 재정 당국 수장인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관여하고 있는 문제다. 홍 부총리는 올해 본예산을 편성한 당사자로서, 이 예산을 스스로 깎아서 새 정부의 의지를 실현하는 데 부담을 느끼는 모습이다.

특히 문 정부의 상징과도 같은 '한국판 뉴딜' 예산을 대폭 구조조정하는 데 반대하고 있다.

한국판 뉴딜은 문 정부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응하고 미래 성장 동력을 창출하고자 지난해부터 본격 추진하기 시작한 대규모 국책 투자 프로젝트다. 이 사업은 올해 Δ디지털 뉴딜(9조원) Δ그린 뉴딜(12조7000억원) Δ휴먼 뉴딜(11조4000억원) 등 모두 33조1000억원의 재정 투자가 예정돼 있다.

세간에서는 인수위가 2차 추경을 편성하기 위해 기존 예산을 구조조정한다면, 이 한국판 뉴딜 사업을 가장 먼저 감액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었다.

이 예상이 적중했다는 사실을 증명하듯 홍 부총리는 지난 31일 비상경제 중대본 회의에서 '작심 발언'을 남겼다. 그는 "앞으로 한국판 뉴딜에 대한 성과 점검을 토대로 이런 미래를 위한 투자가 지속되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한국판 뉴딜 예산을 감액하려는 인수위를 향한 당부이자 경고로 해석할 수 있었다. 현 정부 임기 아래 재정 당국은 뉴딜 사업의 가지를 쳐 내는 일에 동조할 수 없다는 취지다.

홍 부총리의 의중은 문 대통령의 뜻에서 크게 벗어나기가 힘들다는 점에서, 이번 갈등 역시 '알박기' 인사 논란으로 대표되는 신구 권력 간 충돌 일환으로 해석된다.

문제는 2차 추경이 소상공인 방역지원금 600만원을 비롯한 취약계층 복지와 깊게 연관돼 있다는 점이다.

인수위가 공언한 대로 물밑에서 추경안을 미리 준비해 새 정부 출범 직후 국회에 내더라도, 신구 권력 다툼이 계속되는 한 국회 심사가 걸림돌이 될 수밖에 없다. 국회에서 과반 의석을 차지한 민주당이 한국판 뉴딜 등 일부 사업의 지출 구조조정에 동의하지 않을 가능성 때문이다.

방역지원금을 포함한 윤 정부의 굵직한 재정 집행 계획들이 점차 불확실성에 휩싸이는 모양새다. 2차 추경이 5월 새 정부 출범 이후~6월 지방선거 이전으로 미뤄지면 방역지원금 지급 시기도 자연스레 멀어지게 된다. 소상공인·자영업자를 대상으로 한 현금성 지원금은 보통 국회에서 추경이 통과된 다음 날부터 지급을 시작해 왔다.
icef0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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