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엔 “러 지원말라” 강한 경고
바이든, 우크라 인접 폴란드 찾아 美 최정예 공수사단 장병들 격려
나토 회원국 정상들은 이날 오후 우크라이나 지원과 러시아의 안보 위협 대응을 위한 새 조치에 전격 합의했다. 슬로바키아와 루마니아, 불가리아, 헝가리에 전투 부대 4개를 창설하기로 했고, “러시아가 생화학 무기나 소형 전술 핵무기를 사용하면 대응에 나서겠다”는 입장도 정했다. 회담을 주도한 바이든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강력한 지지와 러시아에 반드시 전쟁 책임을 묻겠다는 단호한 결의, 그리고 나토 동맹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회원국의 약속을 재확인했다”며 “나토는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하고 단결해 있다”고 강조했다. 나토 정상들은 중국에 “러시아의 전쟁 노력을 지지하거나 돕지 말라”는 경고도 내놨다. 개전 이후 중국을 겨냥한 서방의 메시지 중 가장 수위가 높은 것이다.
G7 정상회담에서도 “러시아가 생화학 무기와 핵무기 사용 위협을 중단하지 않으면 더욱 강력한 경제제재를 내놓을 수 있다”는 성명이 나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화상 연설로 “러시아와 무역을 완전히 금지하고, 우크라이나에 더 많은 무기를 지원해 달라”고 호소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G20 회담에서 러시아를 제외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이 나왔다”며 “대러 경제제재가 제대로 이뤄지는지 감시하는 국제적 시스템을 즉각 만들기로 했다”고 밝혔다.
G7 정상회담과 EU 정상회담에서는 러시아 하원 의원 전원과 기업 및 방산 업체 핵심 인사 등 400여 명에 대한 추가 제재가 합의됐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러시아 중앙은행이 보유한 금에 대해서도 제재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식량 수출이 중단되면서 이들에 밀 공급을 의존하는 중동과 북아프리카 국가들이 식량 위기에 직면했다”며 국제적 차원의 식량 안보 계획 마련을 촉구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25일 오후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70㎞ 떨어진 폴란드 제슈프를 찾아 이 지역에 주둔 중인 미국 82공수사단 장병을 만났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민간인에 대한 잔혹 행위는 이날도 계속됐다. 우크라이나 외교부는 “어린이 8만4000명을 포함, 40만명이 넘는 우크라이나인이 러시아로 강제 연행됐다”며 “남부 마리우폴에서도 주민 6000여 명을 추가로 러시아로 강제 이주시키려 한다”고 밝혔다. 북동부 하르키우에서는 러시아군 폭격으로 민간인 6명이 추가로 사망했다고 시 당국이 밝혔다. 유엔아동기금(UNICEF)은 “우크라이나 어린이 전체의 절반이 넘는 430만명이 피란민”이라고 집계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이날 “전쟁 발발 후 처음으로 10명의 포로를 맞교환했다”고 발표했다.
[파리=정철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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