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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최악의 위기 맞은 자영업

"2명 더 오는 게 규제 완화냐"…폐지 없는 거리두기, 자영업자 속 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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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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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블당 2명 더 앉히는 게 완화인가요?"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된 지난 21일 퇴근 시간대 경기도 성남의 한 먹자골목. 이곳에서 주점을 운영하는 50대 점주 A씨는 거리두기에 대해 "완화가 아니라 폐지해야 하는 것 아니냐"라며 이같이 말했다.

아들이 군에서 복무 중이라는 A씨는 "청년들이 군대 가기 싫어하는 이유가 무엇이냐. 자유를 침해당하기 때문 아니냐"라며 "그 지겹다는 군대도 1년 반으로 줄인 정부다. 도대체 영업 제한은 왜 3년째 이어가고 있느냐"고 토로했다.

22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등에 따르면 내달 3일까지 적용되는 거리두기 지침은 사적모임 인원 제한을 8인으로, 영업시간 제한을 오후 11시까지로 한다. 기존 거리두기보다 인원수에 대해서만 2명을 완화했다.

자영업자들 사이에서는 거리두기가 완화될 게 아니라 폐지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팬데믹 이후 매출이 급감해 생계난이 극심해진데다 최근에는 방역수칙 간 형평성도 논란이 되고 있어서다.

대표적인 비교 대상이 교육 현장이다. 앞서 정부는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급증한 상황 속에서도 교육격차 등을 고려해 동거인이 확진 판정을 받은 학생도 등교할 수 있도록 했다. 학사 운영을 학교별로 자율에 맡기겠다는 것이다.

거리두기의 실효성도 구설에 올랐다. 거리두기의 목적은 대면 접촉을 줄여 추가 감염을 방지한다는 데 있다. 델타 변이 때까지만 하더라도 그 효과에 대해 큰 이견이 없었으나, 오미크론 변이부터는 상황이 달라졌다. 거리두기가 무색할 정도의 전염력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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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위중증 환자가 아니라면 치료를 자율에 맡기는 점도 논란이다. 오미크론 변이 유행 전에는 무증상 확진자들도 의료시설에 격리됐지만, 지금은 재택 치료를 원칙으로 한다. 의료체계가 사실상 마비 수준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22일 기준 재택치료자 수는 182만명대다.

확진자의 치료와 관리 대부분을 자율에 맡기는 상황이다 보니 일선 자영업자들 사이에선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정부가 손 쓸 수 있는 수준을 이미 벗어났음에도 생색내기 차원에서 거리두기만 유지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기도 성남에서 고깃집을 운영 중인 50대 자영업자 B씨는 "인원 제한을 6인에서 8인으로 늘린다고 갑자기 회식이 늘어날 줄 아느냐. 이미 사람들은 오지 않는다"며 "최소한 호객행위라도 할 수 있게 거리두기를 폐지해줘야 한다"고 촉구했다.

B씨는 이어 "예방도, 치료도 다 마음대로 알아서 하라는 식이다. 그런데 왜 장사만 마음대로 하지 못하느냐"며 "차라리 셧다운 조처를 내리는 등 모든 면에서 규제하는 것이면 이해하겠다"고 부연했다.

인근에서 주점을 운영하는 40대 점주 C씨는 "(정부가) 차마 포기하겠다는 말은 못 해서 애꿎은 영업시간만 제한하고 있는 것"이라며 "밤 11시가 되면 갑자기 확진자가 더 늘어나는 것도 아니고"라고 지적했다.

[이상현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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