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5일 경북 울진군 북면 검성리 산불피해현장을 방문해 피해지역 주민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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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는 메시지다. 전 국민이 지켜보는 대통령 당선인의 인사라면 메시지가 전부라 해도 과언은 아니다.
15일까지 발표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인사에도 여러 메시지가 담겨있다. 그중 가장 두드러지는 건 단 네 명밖에 없는 인수위 위원장급 인사들의 인선이다.
안철수 인수위원장과 김한길 국민통합특별위원장, 김병준 지역균형발전특별위원장과 박주선 대통령취임식 준비위원장 등 4명은 모두 과거에 더불어민주당과 가깝게 지낸 인물들이다. 안철수·김한길 위원장은 더불어민주당의 전신인 새정치민주연합의 공동대표를 역임했고, 김병준 위원장은 노무현 정부 정책실장 출신이다. 박주선 위원장도 민주당에서 오랫동안 활동을 했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산하 국민통합특별위원장에 임명된 김한길 전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왼쪽)아 지역균형특별위원장에 임명된 김병준 전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을의 모습.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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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에선 이런 윤 당선인의 인사엔 ‘통합’의 메시지가 담겨 있다고 해석한다. 인사에 있어 가장 중요한 건 ‘능력’이라는 게 윤 당선인의 입장이지만, 그 안에도 정치적 고려가 들어갈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민주당 출신 인사들을 기용해 곧 야당이 될 민주당과 협치를 해보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는 시각도 있다.
실제 윤 당선인은 15일 박주선 전 국회부의장을 대통령취임식 준비위원장으로 선정한 이유로 “국민 통합을 국정의 가장 중요한 과제로 삼은 윤석열 정부의 가치와 철학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계신 분”이라고 설명했다. ‘통합’을 강조하며 박 전 부의장이 “호남 출신 4선 의원”이란 설명도 곁들였다.
김한길 전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에 대해서도 14일 “세대와 계층을 아우르고 국민통합을 이뤄낼 수 있는 분”이라고 소개했다. 김병준 위원장에 대해선 “자치분권에 대한 오랜 경륜과 전문성”을 언급했지만, 당내에선 김 위원장의 인선에도 ‘지역 통합’이란 함의가 고려됐다고 보고 있다.
지난 2월 23일 윤석열 당시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대통령 취임식준비위원장으로 임명된 박주선 전 국회의원과 이야기를 나누던 모습. [국회사진기자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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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당선인이 인수위 정부사법행정 분야 간사에 호남 출신인 이용호 국민의힘 의원을 발탁하고, 인수위원에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을 합류시킨 것도 이와 비슷한 맥락이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인수위원장으로 임명하며 시작된 ‘공동 정부’의 외연을 확장하려 한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성일종 의원은 이날 KBS라디오에 출연해 “(위원장급 인사는) 견제와 균형의 인사가 아니라 가치 확장이라고 이해를 하면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당내에선 이번 인사가 향후 윤석열 정부가 지향할 ‘중도 보수’의 이념 밑그림을 드러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전 대선캠프 관계자는 “곧 다가올 지방선거에서 이기려면 중도층 유권자의 표심을 끌어와야 한다”며 “주로 중도적 정치 활동을 해 온 인물들을 전면에 내세우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최진 대통령리더쉽연구원장은 “위원장급 인사는 중도와 통합을 상징하는 인물로, 인수위의 실무는 전문가와 국민의힘 의원들이 나눠 담당하는 구조를 생각한 것 같다”며 “향후 지방선거를 겨냥한 측면도 있어 보인다”고 했다.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이 15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에 마련된 인수위 집무실로 첫 출근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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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당선인 측은 공식적으론 정치적 고려가 아닌 ‘능력과 자질’ 중심의 인사를 했단 입장이다. 윤 당선인은 참모들에게 “능력 있는 정부를 만드는 것 자체가 국민 통합”이라며 “정부가 유능해야 국민의 신뢰를 얻고, 그 신뢰로 통합이 이뤄지는 것”이라는 말을 자주 한다고 한다. 그럼에도 국민의힘 관계자는 “능력을 바탕으로 하되 국민 화합과 통합이란 측면 역시 인사의 중요한 고려 요소”라고 강조했다.
박태인 기자 park.ta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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