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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혼돈의 가상화폐

냉온탕 오가는 비트코인…우크라 사태에 “급락” 美 규제 완화에 “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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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만4000달러→3만4000달러→4만4000달러→3만7000달러→4만2500달러.

2월 중순부터 3월 10일까지, 불과 한 달도 안 되는 기간 동안 나타난 비트코인 단기 고점·저점이다. 비트코인 가격이 그야말로 ‘롤러코스터’를 타는 중이다. 악재와 호재가 번갈아 나타나는 탓에 향방을 좀처럼 짐작하기 어렵다. 다만 최근 미국 재무부가 암호화폐 시장에 대한 규제 완화 가능성을 시사함에 따라 장기 전망은 비교적 밝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혼란스러운 시황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가 본격화된 2월 이후부터 시작됐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일로 지목했던 2월 16일까지만 해도 4만4000달러 선을 유지했던 비트코인 가격은 실제 침공을 감행한 2월 24일 3만4000달러대까지 폭락했다.

상황은 돌변했다. 국제사회 경제 제재로 러시아 통화인 루블화 가치가 폭락하자 러시아인들이 대거 비트코인 매수에 나서기 시작한 것. 때아닌 ‘비트코인 사재기’에 힘입어 3월 2일 비트코인 가격은 우크라이나 침공 전 수준인 4만4000달러를 다시금 회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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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등은 잠시였다. 러시아군의 연이은 포격, 그리고 미국 정부가 러시아산 원유 수입 금지를 고려하는 등 제재 수위가 강해지면서 비트코인은 다시금 급격한 하락세로 접어들었다. 지난 3월 8일 3만7000달러까지 주저앉았다.

불과 하루 뒤인 3월 9일, 비트코인은 또다시 급등했다. 4만2000달러를 터치하며 전날 대비 15% 가까운 상승폭을 보였다. 호재가 있었다. 암호화폐와 관련한 미국 정부의 행정명령 내용이 담긴 재무장관 성명서가 일부 공개됐는데, 투자자 예상보다 암호화폐 규제 수위가 낮았다. 시장에서는 최근 러시아가 경제 제재 회피를 위해 암호화폐 시장을 활용한다는 전망에 따라 이번 행정명령에 강한 규제 방안이 담길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 바 있다.

성명서에는 미국 재무부는 포괄적인 보고서를 만들기 위해 다양한 기관들과 협력할 예정이고, 암호화폐가 국경을 초월하는 거래인 만큼 다른 국가들과도 협조할 것이라는 내용도 담겼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행정명령에서 “미국은 빠르게 성장하는 암호화폐 분야에서 혁신을 지원하는 한편, 소비자·사업체·금융 시스템·기후에 대한 위험을 완화하면서 기술 리더십을 유지해야만 한다”고 밝혔다.

3월 11일 오후 12시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3만8000달러대로 다시 소폭 하락한 상황이다. 급격한 가격 상승에 따른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진 탓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중장기적 관점에서 이번 행정명령은 비트코인 가격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평가가 다수다.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 ‘FTX’의 최고경영자 샘 뱅크먼 프라이드는 “암호화폐 보유 고객에 대한 보호와 시장 경쟁력을 논의하기 위한 건설적 행정명령이었다”고 평가했다. 가상자산 거래소 ‘제미니’ 설립자 카메론 윙클보스 역시 “암호화폐 시장과 관련해 사려 깊고 건설적인 접근에 박수를 보낸다. 미국이 가상자산의 선두 주자로 남을 수 있도록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협력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나건웅 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150호 (2022.03.16~2022.03.15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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