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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우크라이나발 지정학적 갈등에 하늘 높은 줄 모르도록 치솟던 국제유가가 조정을 받으면서 간만에 항공·여행주들이 기지개를 켰다. 반면 석유, 천연가스 등 원자재 가격 급등 수혜주로 분류되던 에너지주들은 상승세가 꺾인 모습이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증시에서 대표적 대형 항공주인 대한항공은 2.95%, 아시아나항공은 4.62% 올랐다. 저비용항공사(LCC)들도 주가 흐름이 좋았다. 이날 제주항공, 진에어는 각각 7.67%, 7.35% 상승했다. 항공기를 주요 운송수단으로 활용하고 인플레이션과 연관이 깊은 여행주들의 주가도 상승했다. 이날 하나투어와 모두투어는 각각 6.97%, 9.07% 올랐다.
그동안 항공·여행주들은 국제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고유가 흐름이 지속되자 주가가 약세를 띠었다. 최근 유가 상승으로 싱가포르 항공유 가격은 지난해 3월 대비 60% 이상 상승한 갤런당 2.79달러에 달했다. 업계에 따르면 항공사 입장에서 유가가 배럴당 1달러 상승하면 연평균 약 3000만달러(약 369억원)의 손실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연료비 부담이 요금 인상으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에 여행주들 주가도 살얼음판을 걸어왔다. 인플레이션 모멘텀 극대화에 따른 경기 침체 우려가 약화된 점도 위험자산 투자심리 개선에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9일 주요 산유국의 증산 기대감에 국제유가가 10% 이상 급락하면서 주가는 반등에 나서는 모습이다. 전날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12.1% 하락한 배럴당 108.7달러에 마감했다.
연료로 쓰이는 석유 가격 상승세가 주춤해지면서 고정비 부담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됐다는 평가다.
향후 유가 상승세가 꺾인다면 서방·러시아 간 역내 상공 비행제한 조치로 인해 국내 항공주들이 반사이익을 누릴 것이란 목소리도 나온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유럽 항공사들의 동아시아 운항 서비스가 줄어들 전망으로, 이는 항공 화물 운송의 공급 부족 상황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운임의 강세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반면 유가 상승에 힘입어 주가가 상승세를 띠었던 에너지주들은 급락했다. 유가가 오르면 단기적으로 재고 이익 상승 효과를 누릴 수 있는 정유주의 대표주자인 에쓰오일 주가는 10일 4.03% 떨어졌다. 한국석유도 5.22% 내렸다. 천연가스 가격 상승 수혜주로 분류된 지에스이도 4.38% 하락했다. 지에스이는 지난달 천연가스 가격 폭등에 주가가 2배가량 상승하기도 했다. 한국가스공사, 대성에너지도 각각 4.45%, 2.44% 떨어졌다.
한편 업계에선 유가가 급등할수록 정유사들의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란 고정관념은 위험하다고 지적한다. 변동성 확대 국면이 지속될 경우 오히려 산업계 수요 위축으로 수익성이 악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정유사의 이달 첫째주 정제마진은 배럴당 5.7달러로 전주 대비 1.2달러 하락했다.
[차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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