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메딘스키 대통령 보좌관(왼쪽에서 2번째)가 이끄는 러시아 대표단과 미하일로 포돌랴크 대통령실 고문(오른쪽에서 2번째)이 이끄는 우크라이나 대표단이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벨라루스 호멜주에서 협상을 벌이고 있다. [AF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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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8일(현지시간) 러시아 국영 타스 통신은 크렘린궁을 인용해 “푸틴 대통령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에서 크림반도에서의 러시아 주권 인정과 더불어 우크라이나 비무장화‧중립 지역화 등이 보장되어야만 우크라이나 사태 해결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고 보도했다. 회담의 러시아 측 조건을 제시한 것이다. 이날 통화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첫 평화 협상이 진행되던 중에 이뤄졌다. 크렘린궁은 또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군은 민간인을 위협하지 않았고 민간 시설을 공격하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벨라루스 남부 고멜주(州)에선 전쟁 발발 닷새째 열린 회담은 약 5시간 이어졌다. 우크라이나 측은 즉각적인 휴전과 크림반도‧돈바스 지역을 포함한 우크라이나 영토에서의 러시아 완전 철군을 요구했다고 대표단 참석자가 우크라이나 현지 언론에 밝혔다. 러시아 측은 회담 후 기자들과 만나 “공통의 입장들이 기대되는 사항들을 발견했다”며 “며칠 내로 다음 회담을 하자는 합의가 있었다. 가장 중요한 것은 협상을 지속하기로 합의한 것”이라고 말했다.
EU 가입 절차.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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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와의 협상과 관련해 “지금까지 우리가 얻고자 하는 결과물을 얻지는 못했다”며 “(상황 개선을 위한) 몇 가지 신호는 받았다. 회담 내용을 분석해 두 번째 협상을 어떻게 진행할지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2차 회담은 폴란드와 벨라루스 국경 지대에서 열릴 예정이다. 회담이 끝난 뒤 양국 대표단은 곧바로 자국 수도로 복귀했다.
이날 회담 종료 직후 젤렌스키 대통령은 유럽연합(EU) 가입을 공식 요청했다. 그는 TV 연설을 통해 “평화와 민주주의를 위해 싸우며, 우크라이나와 유럽 전체를 방어하고 있는 우리는 EU의 회원국이 될 자격이 충분하다”며 “우리의 목표는 모든 유럽인과 함께하는 것이며 특히 중요한 것은 공평한 토대 위에 함께 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불가리아, 슬로바키아, 슬로베니아, 에스토니아, 체코, 폴란드 등 동유럽 8개국 정상은 즉시 이를 지지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전쟁이라는 상황을 고려해 EU가 특별 가입 절차를 제공해야 한다”(에두아르드헤게르 슬로바키아 총리)는 의견도 제기됐다. 앞서 지난달 27일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EU 집행위원장도 “우크라이나는 우리 중 하나이며 그들의 가입을 원한다”고 말했다. 외신들은 우크라이나의 가입 요청이 즉시 가입을 노린다기보단 대러 협상 카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미국 매체 악시오스에 성명을 보내 우크라이나 주요 지역에 대한 미국과 나토(NATO· 북대서양조약기구) 비행금지구역(no-fly zone) 설정을 촉구했다. 그는 성명에서 “이렇게 한다면(비행금지구역을 선포한다면) 우크라이나는 훨씬 적은 피로 침략자를 물리칠 것”이라며 “우크라이나는 침략자를 물리칠 수 있다. 동맹국은 그들의 역할을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방송 인터뷰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의 요청은 미군이 (영공을 침범하는) 러시아 비행기를 격추시키는 것을 의미한다”며 “그것은 분명히 확전이며, 잠재적으로 (미국이) 러시아와 전쟁하는 상황에 놓일 수 있다”고 말했다.
김홍범 kim.hongbu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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