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대응 부실, 리더십 변화 등 배경으로 지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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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코로나19 확산에 대한 부실한 대응과 주변국과의 정치적 마찰을 거듭해 온 일본이 아세안으로부터 신뢰를 잃고 있다.
23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싱가포르의 싱크탱크인 ISEAS-유소프 이샥 연구소가 최근 이 같은 내용의 설문조사를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ISEAS-유소프 이샥 연구소는 정부와 학계를 포함한 다양한 배경의 1677명 응답자를 대상으로 '일본이 향후 세계 평화, 안보, 번영, 거버넌스에 있어 올바른 일을 할 것이라고 확신하느냐'고 묻는 설문조사에서 54.2%만이 그렇다고 답했다.
이 수치는 지난해 같은 조사에서 나타난 신뢰 수준(68.2%)에 비해 큰 폭으로 하락한 것이다. 2019년부터의 설문조사 결과와 비교하면 2019년엔 65.9%, 2020년엔 61.2%로 일본에 신뢰를 보낸 응답자가 60% 아래로 떨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조사에서 신뢰도에 가장 큰 변화를 보인 곳은 캄보디아였고, 일본을 신뢰한다는 응답자는 2021년 84.6%에서 올해 32.1%로 급감했다. 필리핀 응답자의 신뢰도가 비교적 높았고, 베트남과 미얀마가 뒤를 이었다.
아세안이 미중 전략적 경쟁의 불확실성을 상쇄하기 위해 모색할 '제3자'가 어디일지 묻는 질문에 일본을 선호국가로 선택한 비율도 2021년 37.4%에서 올해 29.2%로 떨어졌다.
또한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경제 강국을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2.6%만이 일본을 꼽았다. 이 역시 지난해의 4.1%에 비해 감소한 것이다. 응답자의 4분의3 이상이 일본(2018년 기준, 209억달러)보다 아세안 투자가 적은 중국(99억달러)을 경제강국으로 꼽았다.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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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설 자리를 잃은 배경에 대해 일부 응답자들은 일본이 글로벌 리더십에 대한 역량이나 정치적 의지가 없어 자신감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또한 일부는 일본이 내정과 중국·한국·대만과의 관계에만 정신이 팔려 있다고 봤다.
전문가들은 최근 2년 간 중국이 코로나19 대응과 관리에 부실했다는 점을 지목했다. 정치학자인 찬헝치 전 싱가포르 주미대사는 "2020년 코로나19 대유행 당시 일본은 허우적거리는 모습으로 초기 대처를 했다"면서 "또한 중국은 아세안 백신의 57.8%를 제공했지만, 일본의 기여도는 4.1%에 불과했다"고 지적했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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