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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혼돈의 가상화폐

라구람 라잔 "비트코인 주류 자산에…배척 말고 제도권 편입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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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났습니다]라구람 라잔 전 인도중앙은행(RBI) 총재 ③

비트코인, 주류 자산군에…킬러 어플리케이션 가능성 충분

부화뇌동식 투자 통제하고 투자자 보호장치 마련 주력해야

큰 충격 아니어도 가상자산 급락시 금융시스템 불안 야기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이 전 세계적으로도 주류 투자자산군에 포함되고 있는 와중에도 중국을 비롯한 몇몇 국가들이 이를 배척하고 있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라구람 라잔 시카고대 부스경영대학원 교수가 지적했다.

이데일리

라구람 라잔 시카고대 부스경영대학원 교수




비트코인 거래가 전 세계에서도 다섯 손가락에 꼽힐 정도로 활발하면서도 정부와 중앙은행 모두 가상자산에 대해 대단히 부정적인 스탠스를 취하고 있는 인도 정부의 방침에 대해서도 “무조건적으로 가상자산을 배척하기보다는 어떻게 규제 내로 끌어 들어 투자자를 보호할 수 있는 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라잔 교수는 지난 2013년 9월부터 2016년 9월까지 3년 간 인도중앙은행(RBI) 총재를 역임한 인물이다.

이데일리와의 화상 인터뷰에서 라잔 교수는 “오랫동안 경제학을 연구해 왔지만, 솔직히 가상자산의 경제적 효능에 대해서는 아직도 잘 모르겠다”고 고백하면서도 “투자 측면에서는 투자자 기반이 늘고 있어서 이제는 주류 자산군으로 인정받고 있다고 봐야할 듯 싶다”고 인정했다. 또한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과 같은 대표적인 가상자산과 블록체인은 앞으로 킬러 어플리케이션이 될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고 본다”고 했다. 그는 “지금 수천개가 넘는 가상자산 중 어느 것이 미래에 살아 남을 것이고 킬러 앱이 될지 예상할 수 없지만, 가장 널리 알려지고 투자자가 많은 비트코인이 그 중 하나가 될 확률이 높긴 하다”고 봤다.

그는 “다만 가상자산 투자자들이 매우 많아졌고 그들은 이 시장에서 큰 돈을 잃고 싶어 하지 않는다는 게 문제”라며 “이런 상황에서 `내 친구가 코인에 투자해서 100배 수익을 냈다고 하니 나도 투자해야지` 하는 식으로 부화뇌동하는 것을 적절하게 막고 투자자를 보호해야 하는 것이 정책 당국자들의 고민이 됐다”고 말했다. 이에 “결국 가상자산을 배척하기보다는 어떻게 규제 범위 안으로 끌어 들여 이들을 보호할 수 있느냐를 고민하는 것이 당국의 몫”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라잔 교수는 `가상자산이 글로벌 금융시스템의 안정성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는가`라는 질문에 “현실적으로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2007~2008년에도 수천억달러 규모에 불과했던 모기지담보증권(MBS) 부실화가 글로벌 금융위기를 야기하는 것을 직접 보지 않았느냐”고 반문하면서 “이미 가상자산 전체 시가총액이 2000억달러를 넘는 만큼 이 시장이 어느 한 순간 무너진다면 금융 안정성을 크게 저해할 수도 있다”고 했다.

라잔 교수는 “물론 가상자산 투자자 기반이 넓어졌다고 해도 아직은 대형 투자은행이나 머니마켓펀드(MMF) 등이 본격 투자를 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그 충격은 금융시스템 전반을 뒤흔들 정도로 크지 않을 순 있다”고 전제하면서도 “이미 전 세계 수 억명에 이르는 개인 투자자들이 시장에 참여하고 있는 만큼 이들이 큰 손실을 입는다면 경제에도 어느 정도 충격이 될 순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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