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정부가 제출한 14조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을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단독으로 기습 처리했다.
민주당은 19일 오전 2시 8분 단독으로 예결위 전체회의를 열고 자영업자·소상공인 320만명에게 방역지원금을 300만원씩 지급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14조원 규모의 정부 추경안을 처리했다.
이재명 페이스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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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예결위 회의장에 국민의힘 소속 의원은 없었으며 예결위 전체회의 개회 후 정부 추경안이 상정돼 처리되기까지는 모두 4분이 걸렸다.
민주당은 전날부터 국민의힘 소속 이종배 예결위원장에게 추경안을 처리할 것을 요구했으나 이 위원장이 여야 간사 간 추가 협의가 진행된다는 이유로 회의를 정회하자 국회법에 따라 예결위 민주당 간사인 맹성규 의원이 위원장 직무대행으로 전체회의를 개회했다.
맹 의원은 이날 회의에서 "예결위원장으로서 시급한 민생 안건을 처리 해야 할 의사 일정 작성 책무를 거부 기피하고 있는 것"이라며 "예결위 간사로 국회법 50조 5항 따라 본인이 사회를 보게 됐다"면서 추경안을 의결했다.
이종배(왼쪽)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이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예결위 위원장실에서 더불어민주당 맹성규 예결위 간사를 비롯한 여당 의원들이 추경안 처리 촉구 피켓을 들고 예결위 회의 속개를 촉구하자 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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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은 이르면 21일 본회의에서 추경안을 처리할 예정이다. 민주당은 예결위에서는 정부 추경안을 그대로 의결했으나 본회의에서는 별도의 수정안을 올려서 처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는 페이스북을 통해 "늦어서 죄송하다"며 "곧 추가로 더 하겠다"고 밝혔다. 백혜련 민주당 선대위 수석대변인도 "본회의에서 추가 증액한 추경안을 상정하겠다"며 "많이 부족하지만 추경안부터 통과시켜 일부 어려운 부분만이라도 우선 해소할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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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은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이 심야 날치기로 추경안을 처리했다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이 위원장은 이날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민주적 합의에 따른 예산안 처리 문제를 심야 날치기 처리한 것은 입법부에 대한 국민의 믿음을 배신한 것"이라며 "국회법을 무시하고 불법으로 처리한 무효 의결"이라고 말했다.
황규환 국민의힘 선대본부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민주당이 결국 제대로 된 보상을 해달라는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의 아우성은 외면한 채, 오늘(19일) 새벽 14조원 규모의 ‘찔끔 추경예산’을 예결위에서 단독 처리했다"며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을 돕기 위한 목적보다는 그저 대선을 앞두고 어떻게든 생색을 내려는 ‘매표 찔끔 추경’을 하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당장 '대선 후에 또 지원하면 된다'는 민주당 주장은 소상공인 자영업자에 대한 또 다른 이름의 희망고문이며, 사실상 이번 추경이 대선용임을 자인하는 것"이라며 "지금이라도 이재명 후보와 민주당은 겉으로는 소상공인 자영업자에 대한 지원을 이야기하며 속으로는 그저 표 계산에만 몰두하며 생색내기로 끝내려는 국민 기만을 즉각 멈춰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당도 "여야 합의를 바탕으로 처리돼야 하는 추경안이 민주당 단독으로 강행된 것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민주당은 통과된 추경안을 즉각 백지화하기 바란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혜정 기자 jeong.hyejeong@joongang.co.kr, 김기정 기자 kim.ki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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