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지정학적 긴장이 다시 고조되며 금과 비트코인 가격이 크게 엇갈리고 있다. (출처=AFP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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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와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지정학적 긴장이 다시 고조되면서 금과 비트코인 가격 흐름이 크게 엇갈리고 있다. 금 가격은 8개월 만에 최고치로 치솟은 반면 비트코인 가격은 7% 이상 급락했다.
비트코인이 금을 대체하는 안전자산으로 기능할 수 있다던 입장과는 반대되는 상황이다. 여기에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긴축 행보로 암호화폐 가격 반등이 단기간에 이뤄지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2월 17일(현지 시간) 금 선물은 시카고상품거래소에서 전 거래일보다 1.6% 상승한 온스당 1902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6월 이후 8개월 만의 최고치다. 반면 글로벌 코인 시황 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2월 18일 오전 9시 33분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24시간 전보다 7.8% 하락한 4만573.93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전날까지만 해도 4만4000달러를 웃돌던 가격이 하루 만에 3만달러대로 추락할 위기에 놓였다.
이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의 지정학적 긴장이 다시 고조된 영향이다. 17일(현지 시간)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친러시아 반군이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서 포격을 주고받았다는 소식에 위험회피 심리가 커지고 안전자산 선호가 강해졌기 때문이다. 이에 이날 뉴욕증시 3대지수는 일제히 급락하기도 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연설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위험이 "매우 높다"며 "며칠 내 공격이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런 상황에서 금과 비트코인 가격이 크게 엇갈리며 비트코인이 금을 대체할 안전자산으로 평가받기는 아직 이르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존에 일부 전문가들은 비트코인이 금을 대체할 수 있는 안전자산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주장했지만, 지정학적 긴장에 두 자산 가격이 크게 엇갈리며 아직까지 두 자산의 성격이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와 관련해 로이터통신은 15일(현지 시간) "비트코인이 아직까지는 완전한 의미로서의 디지털 금의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로이터는 양국 갈등이 고조되는 분위기 속 금 시세가 고공행진하는 반면 비트코인은 나스닥지수보다도 더 좋지 않은 상황을 지적했다. 외환중개사 페퍼스톤의 크리스 웨스턴 연구원 역시 "현재 지정학적 긴장 상황과 관련해 비트코인이 안전한 자금 피난처라는 증거가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금과 비트코인 가격 전망도 엇갈린다. 금융서비스 회사 시티 인덱스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 금값은 더욱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당분간 금값 랠리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비트코인은 지정학적 긴장에 금리인상 영향까지 받으며 위험자산과 같은 흐름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6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 비트코인 중개 업체 비투다는 보고서를 통해 "미 연준이 물가상승 억제를 위한 금리 인상 신호를 보내고 있어 비트코인이 상승세를 타는 것은 더 어려워졌다"며 "투자자들은 더 많은 인내가 필요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같은 날 데이비드 켈리 JP모건 수석 글로벌 전략가 역시 비슷한 의견을 내놨다. 켈리는 미국 경제매체 마켓인사이더와 인터뷰에서 "연준의 긴축적 행보가 암호화폐 약세장의 촉매제 역할을 할 것"이라며 "암호화폐 투자자들의 대규모 손실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그는 암호화폐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내비치며 암호화폐는 실물이 없기 때문에 금리 인상기에 더욱 취약하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연준이 긴축 행보를 가속화할 가능성도 남아있어 투자자들의 불안감은 사라지지 않고 있다. 연준이 16일(현지 시간) 공개한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는 참석한 위원들이 '인플레이션'만 73차례 언급하며, 인플레이션이 지속될 경우 더 빠른 긴축에 나설 가능성도 시사했다.
다만 한편에서는 낙관론도 나온다. 16일(현지 시간) 암호화폐 전문매체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암호화폐 관련 유튜브 채널 운영자이자 애널리스트인 TXMC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지금은 비트코인을 매도할 이유가 하나도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 3개월 동안 글로벌 위험 요소가 소진된 점과 비트코인 가격이 3만3000달러까지 하락한 이후 투심이 악화되며 가격이 저평가된 상황 등을 고려하면 비트코인을 팔아야 할 이유가 없다고 분석했다.
[문지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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