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한문학자인 안대회 성균관대 교수가 새롭게 번역한 '채근담'(菜根譚)이 발간됐다.
치밀한 고증 작업을 통해 그동안 국내에 나온 채근담 번역서의 오류를 수정하고 문제점을 개선한 책으로 평가된다. 책을 펴낸 민음사는 "채근담 번역사에서 기점이 될 만하다"며 '정본'(定本), '정역'(定譯)이라는 수식어를 붙였다.
정본은 내용이 조금씩 다른 여러 이본(異本)을 검토해 원본에 가깝게 정리한 책이고, 정역은 표준이 되는 바른 번역을 뜻한다.
오늘날에도 많은 사람이 읽는 동양 고전 채근담은 홍자성(洪自誠)이 명나라 후기인 1610년을 전후해 썼다. 함축적이고 짧은 말로 고결한 취향, 처세의 교훈, 속세를 넘어서는 인생관을 표현하는 문학 장르인 청언(淸言)으로 분류된다.
안 교수는 해설에서 채근담이 명나라 만력 연간인 1620년 이전에 간행된 초간본 계열과 청나라 시기에 통용된 청간본 계열로 나뉘며, 청간본은 초간본에서 일부가 삭제되고 새로운 내용이 대폭 추가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원본에 가까운 초간본 대신 청간본이 널리 유통되면서 우리나라에도 현대에 청간본을 번역한 책이 주로 출판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초간본을 저본(底本)으로 삼고 여러 판본을 비교해 정본을 만들고, 채근담의 독특한 사유와 시적 문체를 현대적 감각으로 번역하고자 했다고 강조했다.
또 홍자성을 안후이성의 상인 가문 출신 학자로 보고, 채근담에 상인 처세술과 경영법, 상업 윤리가 스며 있다는 점을 고려해 번역 작업을 했다고 덧붙였다.
책에 수록된 글은 전집(前集) 222편, 후집(後集) 141편이다. 원문, 번역문과 함께 역자 해설을 실었다.
안 교수는 머리말에서 "채근담은 독특한 처세관과 고유의 색채를 지닌 잠언집"이라며 "이 잠언이 고리타분한 훈계가 아니라 험난한 세상길을 꿋꿋하게 버틸 친근한 동반자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652쪽. 2만8천원.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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