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대 대통령 선거의 공식 선거운동이 15일 0시를 기점으로 시작됐다. 이제부턴 마이크를 이용한 공개 장소 연설이나 신문·방송 광고, 거리 현수막 게시 등 본격적인 선거운동이 허용된다. 공식 선거운동은 선거일 전날인 다음달 8일 자정까지 22일 동안 계속된다.
이재명 대선후보가 14일 서울 동작동 서울현충원을 찾아 현충탑에서 분향? 헌화한 뒤 김대중?김영삼?박정희?이승만 전 대통령 묘역을 차례로 참배했다이 후보가 이날 박 전 대통령 묘소를 참배한 뒤 떠나고 있다. 김상선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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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보들은 국민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공식 선거운동 첫날 일정을 짰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첫 일정으로 이날 0시 부산항 해상교통관제센터를 찾아 수출 운항 선박 근무자와 만났다. 부산항은 한국 수출 경제의 상징적인 장소다.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측은 “위기에 강한, 유능한 경제 대통령이 되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 후보는 이어 오전 9시부터 부산 부전역 앞, 대구 동성로, 대전 으능정이거리, 서울 강남고속터미널에서 유세를 이어간다. 부산에서 시작해 서울로 이동하는, 경부선 상행선 방향 유세 코스다. 이 후보는 보수세가 강한 대구에선 자신이 안동 출신임을 강조하며 ‘최초의 TK(대구·경북) 출신 민주당 대통령’을 만들어주면 국민 통합을 이뤄내겠다고 약속할 예정이다. 이 후보는 14일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기도 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14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정권교체 대선필승'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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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오전 8시30분 서울 광화문역 옆 청계광장에서 대선 출정식을 연다. 박대출 선거대책본부 유세본부장은 “청계광장은 정권교체 시발지로 ‘국민이 키운 윤석열’이란 의미를 담고 있다”고 말했다. 선대본 관계자는 “‘조국 사태’ 당시 공정과 정의를 외치며 조국 전 장관 퇴진을 요구하는 집회가 광화문에서 열려 서초동의 ‘조국 수호’ 집회와 대비를 이뤘다”며 “광화문은 정권교체 민심이 싹튼 곳”이라고 설명했다. 선대본은 정부서울청사 앞 광화문 광장을 출정식 장소로 검토하기도 했지만, 공사 중이라 최종 선택은 안 됐다.
윤 후보는 청계광장에서 ‘광화문 대통령’이 되겠다고 선포할 계획이다. 윤 후보는 지난 13일 발표한 10대 공약에서 현 청와대를 해체하고 대통령실을 광화문으로 이전하겠다고 약속했다. 윤 후보는 이어 대전 으능정이거리, 대구 동대구역 광장, 부산 서면에서 유세를 한다. 이 후보와 반대 방향이다. 선대본은 ‘아하(아시안 하이웨이, 아시아 32개국 횡단 고속도로)유세’라고 이름 붙였는데, 박 본부장은 “해양과 대륙을 잇는 선진강국과 통일의 꿈을 실현하자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국민의힘 지지세가 강한 TK에서 유세를 진행한다.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도 찾는다. 안 후보는 지난 13일 윤 후보에게 후보 단일화를 제안하고 다음날인 14일부터 TK를 찾았다. ‘노동자를 위한 정당’을 표방하는 정의당의 심상정 후보는 전국민주화학섬유노동조합(화섬노조) 전북본부에서 노동현장 간담회를 연 뒤 전주에서 대선 출정식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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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조사 지지율 1, 2위 후보 간 접전이 여전히 치열하기 때문에 공식 선거운동 기간 후보들의 메시지와 전략에 따라 최종 당선인이 결정될 전망이다. 이 후보는 “적폐수사” 발언을 한 윤 후보를 강하게 비판하면서 지지층 결집을 유도하고, 국민 통합을 강조하며 중도층에게 다가간다는 계획이다.
윤 후보는 ‘젊은 층을 내세운 외연 확장’을 키워드로 선거운동을 풀어갈 계획이다. 공식 선거운동 첫날 부산 유세도 서면 ‘젊음의 거리’에서 진행하며 ‘청년과 공정’을 주제로 메시지를 던질 예정이다. 또 남성 청년들에게 인기가 많은 이준석 당대표와 함께하는 유세도 이어간다.
한편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제20대 대선후보로 총 14명이 후보자 등록을 마친 것으로 집계됐다. 후보자 등록 이틀째인 14일 이백윤 노동당, 옥은호 새누리당, 김경재 신자유민주연합 후보 등 3명이 후보 서류를 제출했다. 등록 첫날인 13일에는 이재명·윤석열·안철수·심상정 후보 등 11명이 등록을 마쳤다. 기호는 소속 정당의 국회 의석수 순으로 결정되는데, 기호 1번은 이 후보, 2번은 윤 후보, 3번은 심 후보, 4번은 안 후보가 될 전망이다. 의석이 없는 군소 정당 후보는 정당 명칭의 가나다 순으로 정해진다.
윤성민·송승환 기자 yoon.su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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