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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차기 대선 경쟁

윤석열·안철수, 단일화 협상 방아쇠 당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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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등록 첫날인 13일 여야 4당 대선후보들은 경기도 과천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대리인을 통해 후보 등록을 마쳤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대리인. 등록을 마친 후보들은 오는 15일부터 선거일 하루 전날인 3월 8일까지 공식 선거운동을 할 수 있다. [뉴스1]


3·9 대선 막판 최대 변수로 꼽히는 야권 후보 단일화 문제가 13일 수면 위로 급부상했다. 안철수(사진 오른쪽) 국민의당 후보가 이날 대선후보 등록 직후 ‘국민 경선을 통한 야권 단일화’ 승부수를 던지면서다. 양강 구도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윤석열(왼쪽) 국민의힘 후보가 박빙의 판세를 이어가는 상황에서 야권 단일화는 막판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안 후보가 제안한 ‘여론조사를 통한 국민경선’ 방식에 윤 후보 측이 곧바로 부정적 반응을 보이면서 당분간 양측의 지난한 줄다리기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안 후보는 이날 오전 유튜브 채널을 통해 연 비대면 기자회견에서 “더 좋은 정권교체를 위해 야권 후보 단일화를 제안한다”며 “여론조사 국민경선을 통해 단일 후보를 정하고, 누가 후보가 되든 서로의 러닝메이트가 되면 압도적 승리를 이끌어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지난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모든 조건을 수용하기로 결단함으로써 정권교체의 기반을 만든 사람”이라며 “그때 합의한 방식과 문항이 있다. 단일화 경선 방식을 두고 다시 원점에서 논의할 이유는 없다”고 했다. 그러고는 “이제 선택은 윤 후보와 국민의힘에 달려 있다”고 덧붙였다.

일단 물꼬 튼 윤·안 단일화 … 경선방식 놓고 동상이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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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등록 첫날인 13일 여야 4당 대선후보들은 경기도 과천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대리인을 통해 후보 등록을 마쳤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대리인. 등록을 마친 후보들은 오는 15일부터 선거일 하루 전날인 3월 8일까지 공식 선거운동을 할 수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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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합의했던 여론조사 방식은 각각 단일 후보 ‘적합도’와 ‘경쟁력’을 묻는 여론조사를 따로 진행한 뒤 합산하는 무선전화 100% 면접 조사였다. 민주당 지지층을 조사 대상에서 빼는 ‘역선택 방지 조항’은 넣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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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등록 첫날인 13일 여야 4당 대선후보들은 경기도 과천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대리인을 통해 후보 등록을 마쳤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의 대리인. 등록을 마친 후보들은 오는 15일부터 선거일 하루 전날인 3월 8일까지 공식 선거운동을 할 수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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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은 즉각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이양수 국민의힘 선대본부 수석대변인은 공식 논평을 통해 “안 후보가 ‘국민경선’이라 지칭해 제안한 방식은 정권교체를 원하는 국민적 요구에 오히려 역행할 위험을 안고 있다”고 했다. 윤 후보도 “정권교체를 위한 대의 차원의 제안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면서도 “여론조사 얘기를 들었는데, 고민해 보겠지만 좀 아쉬운 점도 있다”고 말했다.

대선 완주 의지를 밝혀 온 안 후보가 먼저 단일화 논의를 공식화한 것은 전략적 판단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안 후보의 지지율은 10% 안팎의 정체 현상을 보였고, 윤 후보의 “적폐청산 수사” 발언으로 보수와 진보 진영이 각각 결집하는 양상을 보이자 정치권에선 “이대로 가면 안 후보의 설 자리가 좁아진다”는 관측이 나왔다. 안 후보는 기자회견에서 “제가 완주한다고 계속 이야기해도 정말 집요하게 단일화 꼬리만 붙이려고 하니, 그렇다면 차라리 선제적으로 제안해 국민의 판단과 평가에 모든 것을 맡기고 제 길을 굳건하게 가는 것이 안철수의 이름으로 정권교체를 하는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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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등록 첫날인 13일 여야 4당 대선후보들은 경기도 과천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대리인을 통해 후보 등록을 마쳤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의 대리인. 등록을 마친 후보들은 오는 15일부터 선거일 하루 전날인 3월 8일까지 공식 선거운동을 할 수 있다. 김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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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후보 측은 일단 안 후보가 단일화 협상의 테이프를 끊었다는 점은 반기고 있다.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관계자는 “일단 안 후보와 이 후보의 단일화 가능성이 없어졌다는 게 가장 큰 의미”라고 말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안 후보 제안에) 진정성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안 후보가 출마를 포기하고 우리 후보 지지 선언을 하는 방식이라면 마다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단일화 방식의 이견으로 당분간은 신경전이 이어질 전망이다. 안 후보는 국민의힘 반응을 접한 뒤 “이것이 제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제안”이라며 배수진을 쳤다. 그러나 국민의힘에선 “수백억원의 선거비용 때문에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초조해질 사람은 안 후보”라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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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은 공식 입장을 내지 않고 말을 아꼈지만 촉각을 곤두세웠다. 민주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단일화가 성사되면 최악의 시나리오”라며 “그러나 여권 지지층 역결집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민주당은 국민을 보고 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야권 단일화 관련 질문에 “지금은 위기 상황이고 위기를 극복하고 민생을 챙기는 것이 가장 중요한 정치의 과제”라고 했다.

정치권에선 대선 투표용지 인쇄일인 오는 28일을 1차 협상 시한으로 꼽고 있다. 인쇄 전에 단일화가 성사되면 투표용지에 후보 이름은 적히지만 ‘사퇴’라고 표기된다. 인쇄 후 단일화가 되면 두 후보 이름이 모두 그대로 표시되고 투표소 안내문에만 사퇴 공지를 게시한다.

한편 안 후보의 부인 김미경 서울대 의대 교수가 13일 오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에 이 후보와 윤 후보는 위로를 전하고 빠른 쾌유를 기원했다. 안 후보는 이날 PCR 검사에서 음성 결과를 통보받아 업무에 복귀했다.

최민지·박태인 기자 choi.minji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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