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대선 개입” 靑 “사실 관계 바로잡겠다는 뜻일 뿐”
문 대통령은 이날 윤 후보를 향해 “중앙지검장, 검찰총장 재직 때에는 이 정부의 적폐를 있는 데도 못 본 척했다는 말인가? 아니면, 없는 적폐를 기획사정으로 만들어 내겠다는 것인가? 대답해야 한다. 그리고 현 정부를 근거 없이 적폐 수사의 대상·불법으로 몬 것에 대해 강력한 분노를 표하며 사과를 요구한다”고 했다. 전날 윤 후보가 언론 인터뷰에서 민주당 정권을 겨냥해 “책임을 져야 한다”며 적폐청산 수사 가능성을 내비치자 하루만에 직접 나선 것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전날 윤 후보 발언이 보도되자 “매우 부적절하고 불쾌하다”며 “아무리 선거라지만 선을 지키자”고 했었다. 여권 관계자는 “대통령이 자신을 적폐로 몰아붙인 것에 대해 참을 수가 없었던 것”이라고 했다. 여당도 발끈했다. 이해찬 전 민주당 대표까지 나서서 “감히 어디서 적폐라는 말을 입에 담냐”고 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와 이준석 대표가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 카페에서 열린 김근식 교수의 대북정책 관련 북콘서트에 참석, 인사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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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이 직접 윤 후보에게 사과를 요구하며 나서자 야당은 “대선 개입”이라며 반발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페이스북에 “원칙론에 대해서 급발진하면서 야당 후보를 흠집내려는 행위는 명백한 선거개입에 해당한다”고 비판했다.이 대표는 “앞으로 28일간 청와대가 야당후보를 사사건건 트집잡아 공격하려고 하는 전초전이 아니길 바란다”고도 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대선 개입이 아니라 허위사실에 대해 바로 잡고 사과를 받으려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정치권에선 문 대통령이 대선을 얼마 남기지 않고 전면에 나선 데에는 이유가 있을 것이란 말들이 많다. 특히 ‘문재인 대(對) 윤석열’ 대결 구도로 흩어져 있는 여권 표를 여당 후보에게 몰아주려는 것 아니냐는 얘기다. 실제 각종 여론조사에서 보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비문 후보로 분류되며 여전히 친문 표를 온전하게 가져가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40% 안팎의 문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보다도 낮은 지지율을 얻고 있다. 여기에다 최근 이 후보가 부인 김혜경씨의 불법 의전 논란 등 때문에 지지율이 떨어지면서 대선을 20여일 앞둔 현재 여권은 비상이 걸렸다. 다만 문 대통령이 윤 후보를 공격하며 나선 것이 실제 이 후보 표로 이어질지에 대해선 분석이 엇갈린다.
문 대통령은 임기 내내 언급하지 않았던 노무현 전 대통령의 이름까지 거론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연합뉴스 등 세계 7대 통신사와의 인터뷰에서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재임 중 탄핵 후폭풍과 퇴임 후의 비극적인 일을 겪고서도 우리 정치문화는 근본적으로 달라지지 않았다”며 “우리나라가 통합의 정치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에 공감한다”고 했다.
이어 “지금 선거국면에서도 극단적으로 증오하고 대립하며 분열하는 양상이 크게 우려된다”며 “아무리 선거 시기라 하더라도 정치권에서 분열과 갈등을 부추겨서는 통합의 정치로 갈 수 없다”고 강조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까지 언급하며 현 정치판에 대한 비판을 한 것이다. 여권 관계자는 “대통령이 노무현의 이름까지 언급한 것은 참다 참다 꺼낸 것”이라며 “윤 후보를 겨냥했다고 보면 된다”고 했다. 윤석열 후보는 전날 유튜브 동영상에서 “이 정부는 김대중-노무현 정부의 계승자라고 그러는데 저는 사기라고 생각한다”며 “노무현 정부를 구성한 사람들은 원칙없이 무조건 우리한테 이익이 되면 따라야 된다는 식의 조직 논리는 없었다. 그러나 이 정부는 그게 강하다”고 했다.
[김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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