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4 (일)

이슈 추가경정예산 편성

'추경 증액 반대' 홍남기 뚝심 지킬까…"국제 신용평가사, 한국 재무증가 속도 우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매일경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사진)이 국제 신용평가사들이 한국의 국가채무 증가 속도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며 "(신용등급 관리가) 한계에 와 있지 않나 싶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반복된 추가경정예산 편성으로 국가채무가 급격히 증가하는 상황에서 외환보유액이 감소하면서 국가신인도 유지에 비상등이 켜졌다는 점을 공개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8일 홍 부총리는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무디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등 국제 신평사들의 국가 신용등급 전망을 묻는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 질문에 이같이 밝혔다.

홍 부총리는 "재정준칙이 말로만 하고 국회에서 입법이 안 되는 것과 국가채무가 늘어나는 속도에 대해 국제 신평사들이 우려하고 있다"며 "이번 추경처럼 소위 '컨트롤 바깥'(통제 밖)에 있는 것에 대해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여야가 대규모 추경 증액을 추진하자 국제 신평사들의 국가 신용등급 전망을 거론하면서 증액이 어렵다는 입장을 강조한 것이다.

홍 부총리는 "지난 2~3년간 협의해본 바로는 그래도 저희 사정을 이해하고 정부가 역할을 하면서도 재정당국이 국가채무와 관련해 노력을 병행한다는 것에 대해 평가를 해줬는데, 이제는 어느 정도 한계에 와 있지 않나 싶다"고 덧붙였다. 홍 부총리는 정치권에서 요구하는 추경의 대폭 증액은 어렵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그는 "정부가 제출한 추경 규모에 전후해 통상적인 감액과 증액 논의는 있을 것"이라면서도 "지금 35조~50조원을 이야기하고 있는데 그 정도 규모는 수용하기 어렵다는 말씀을 명백히 드린다"고 말했다. 현재 정부에선 14조원 규모 추경을 국회에 제출한 상태다. 홍 부 총리는 추경 규모가 여당 요구대로 35조원으로 증액될 경우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이 2%포인트 전후로 상승할 것으로 봤다. 이날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해외 국채 금리 상승과 함께 추경 증액 논란이 맞물리며 전날보다 0.066%포인트 오른 2.303%를 기록했다. 3년 만기 국고채 금리가 2.3%를 돌파한 것은 3년9개월 만이다.

한편 이날 문재인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국회 심의 과정에서 사각지대 해소 등 합리적인 대안에 대해 성심껏 검토할 것"이라며 여당의 추경 증액 요구 수용을 시사했다. 전날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와 보건복지위원회에서는 소상공인과 사각지대 계층 지원, 방역예산 확보 등 40조원 규모의 추경 증액안에 합의했다.

이날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YTN 라디오에 출연해 홍 부총리의 강경한 입장에 대해 "35조~40조원 규모에 홍 부총리가 걱정이 되지 않겠나"라며 "정부가 다 수용할 수는 없겠지만 제출된 추경안을 중심으로 국회가 논의해야 할 시간"이라고 말했다.

[전경운 기자 / 임성현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