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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1 (토)

이슈 러시아, 우크라이나 침공

바이든 "우크라 침공 땐 러~독 가스관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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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마주 앉아 있다. 마크롱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사태를 둘러싼 군사적 긴장을 낮추고 갈등 해소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러시아를 방문했다. [EPA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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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 정상회담을 하고 "러시아 탱크나 병력이 국경을 넘어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 노르트스트림2 가스관은 더 이상 없을 것"이라며 "우리는 그것을 끝낼 것"이라고 경고했다. 110억달러를 투입해 건설된 노르트스트림2는 러시아와 독일을 연결하는 신설 가스관이자 러시아의 미래 '돈줄'이지만 현재 승인 보류된 상태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같은 날 모스크바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우크라이나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가입하고 군사적인 방법으로 크림반도를 반환하려고 시도하면, 유럽 국가들은 러시아와의 무력 분쟁에 자동적으로 끌려온다"며 "그러면 승자는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또 러시아가 핵강국인 점을 재확인하면서 "러시아의 우려는 유럽 전체 안보와 연결돼 있다"고 위협했다.

전쟁 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우크라이나 운명을 놓고 워싱턴DC와 모스크바에서 정상회담이 동시에 열린 가운데 바이든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은 팽팽한 신경전을 펼쳤다. 바이든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이 어떤 결정을 했는지 모르지만 우크라이나로 이동하는 것은 엄청난 실수라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며 "전례 없는 가장 강력한 경제제재가 가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외교적 해법을 찾기 위해 러시아와 계속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우크라이나 문제에 소극적 태도를 보였던 숄츠 총리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적 위협에 침묵할 수 없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우리는 긴밀히 공동 대응할 것이고 러시아는 값비싼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그는 제재 대상으로 노르트스트림2를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에너지 무기화에 대비해 여러 대체 지역에서 액화천연가스를 공급받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마크롱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나토의 우크라이나 회원 가입 등 러시아를 향한 동진 움직임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또 나토의 미사일 배치 금지를 포함해 러시아의 안전 보장에 대한 요구가 묵살됐다고 불만을 표출했다. 그러나 푸틴 대통령은 마크롱 대통령에게 우크라이나 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여러 가지 제안을 받고는 선택지 중 일부는 위기 해결에 도움이 된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미국과 나토에서 받은 서면에 대해 답변을 보내서 러시아의 핵심 요구 사항과 관련한 대답을 받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외교적인 중재자로 나선 마크롱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에게 구체적 안전 보장 방안을 제안했으며, 푸틴 대통령은 이를 검토할 준비가 돼 있다고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한편 우크라이나 주변에 계속 늘어나면서 '강대강' 대치가 전개되고 있다. 미국이 병력 3000명을 폴란드와 루마니아 등에 배치하고 추가로 8500명을 비상 대기시킨 가운데 영국은 폴란드에, 독일은 리투아니아에 350명씩 추가 파견하기로 했다. 나토는 동유럽에 병력을 장기 주둔시키는 방안까지 검토 중이다. 우크라이나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포대를 동쪽 국경에 배치해달라고 미국에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 접경 지역에 이미 13만 병력과 군수물자를 배치한 러시아는 병력을 계속 충원하면서 전쟁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8일(현지시간) 푸틴 대통령이 마크롱 대통령과 회담한 지 몇 시간 만에 러시아 남부에서 군사훈련을 시작했다고 러시아 통신사를 인용해 보도했다. 3주간의 야간 전술 훈련에는 미사일 시스템과 탱크, 장갑차가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 = 강계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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