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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입에서 처음으로 '전쟁'이라는 단어가 나왔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가입해 러시아에 병합된 크림을 무력으로 점령하려고 할 경우 전쟁을 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러시아 관영 타스 통신이 지난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본격화한 지난해 11월 이후 푸틴 대통령이 '전쟁'이라고 표현을 직접 사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타스 통신은 푸틴 대통령이 이날 모스크바를 방문한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와의 회담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를 나토에 가입시키려고 군사적으로 지원하는 미국과 나토는 안보가 아닌 러시아 억제에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고 전했다.
그는 "서방국가들은 우크라이나가 나토에 가입하고 크림을 공격할 경우 러시아는 나토와 싸울 수 밖에 없음을 생각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우크라이나의 안보가 이차적인 것이며 가장 우선은 러시아 억제라고 거듭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은 또 미국과 나토가 러시아의 안전보장에 대한 핵심적 요구를 무시했다고 비판했다.
1997년 러시아와 나토간 체결된 기본 조약을 염두한 것으로 보인다. 기본 조약에는 나토 확장 금지, 러시아 국경인근 공격 무기 배치 금지, 유럽 내 군사 인프라 1997년 이전 수준 복귀 등이 포함돼 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미국과 나토에서 받은 서면 답변을 면밀히 분석하고 있다"며 이 문서에는 러시아가 요구한 3가지 핵심적 요구가 적절히 고려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한편 나토 동맹국들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비해 경제 제재 강화와 무기 지원, 병력 증파 선언을 잇따라 밝히고 있다.
실제 지난 1일 우크라이나를 방문한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러시아의 발끝이 우크라이나를 넘어오는 순간 자동으로 강력한 대 러시아 제재가 시작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영국 정부는 러시아 법인과 개인에 대한 자산 동결, 동유럽에 대규모 파병 등이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필요에 따라 추가 경제 제재도 준비 중이라고 했다.
미국도 병력 추가 배치를 공식 발표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미군 병력 약 3000명의 동유럽 추가 배치를 승인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에 대비한 조치로, 대응 수위를 끌어올린 것이다. 이들 병력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유사시 신속대응군을 가동할 때 이에 합류하게 된다.
존 커비 미 국방부 대변인에 따르면 미 노스캐롤라이나주의 육군 기지 포트 브래그에서 2000명이 수일 내로 폴란드와 독일로 향할 것이며 이 중 대부분이 폴란드에 배치된다. 독일에 주둔해온 미군 병력 중 1000명 정도가 루마니아로 이동한다.
동유럽에 추가 배치된 미군 병력은 일단 미군의 지휘를 받으며 나토가 러시아에 맞서 신속대응군을 가동할 경우 지원에 나서게 된다. 폴란드와 루마니아에는 현재 각각 4000명과 900명의 미군 병력이 배치돼 있다.
이날 동유럽 추가 배치가 발표된 병력은 지난달 24일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이 유럽 파병 비상대기 명령을 내린 8500명과는 별개다.
일각에서는 베이징 동계 올림픽 기간에 푸틴 대통령이 '군사적 도발'을 시도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2008년 8월 그루지야 침공과 2014년 3월 크림반도 합병이 모두 올림픽 기간에 이뤄졌기 때문이다.
그루지야 침공은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 날, 크림반도 심페로폴 국제공항 점령은 소치 동계올림픽이 끝난 지 5일 후 시작됐다.
[이상규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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