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부 “박수치고 냄비 두들기면 폭동·테러 혐의 적용”
미 정부는 군부 인사 제재 명단 올려
지난해 12월 7일(현지 시각) 미얀마 만달레이에서 청년 시위대가 군부 쿠데타에 항의하며 행진하고 있다/A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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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군부가 1일(현지 시각) 쿠데타 1년을 맞아 계획된 대규모 시위를 사전 차단하기 위해 시민들을 엄격하게 통제하고 있다고 영국 가디언이 보도했다. 앞서 미얀마 군부는 지난 2020년 11월 문민정부 승리로 끝난 총선을 부정하며 지난해 2월 1일 쿠데타를 일으켰다. 1년 간 확인된 사망자만 1500명, 체포·구금된 이는 1만1000여명에 달한다.
보도에 따르면 미얀마 활동가들은 1일 군부 쿠데타 1년을 맞아 전국적으로 ‘침묵의 파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모든 시민이 오전 10시부터 4시까지 집에만 있다가, 시위 막바지에 박수를 치거나 냄비를 두들겨 소리를 내겠다는 계획이다. 박수치기, 냄비 두드리기는 미얀마에서 전통적으로 악령을 쫓아낸다는 의미를 지닌 행위다.
이에 군부는 ‘침묵의 파업’에 참여하는 시민에게 다양한 법적 혐의를 적용하겠다고 발표했다. 박수를 치고 냄비를 두들기는 행위를 하는 사람에게는 폭동과 테러 혐의를 적용하겠다고도 했다. 특히 군부의 지역 관리자들은 지난주 사업가·자영업자들에게 “시위에 참여할 경우 재산을 몰수하겠다”는 경고문을 반복적으로 보내며 서약서에 서명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언론 이라와디는 2월 1일 영업 중단을 미리 고지한 일부 자영업자들은 이미 체포됐다고 전했다.
한편 미국 정부는 지난달 31일 미얀마 군부 핵심 인사 7명과 2개 기관을 제재 대상 명단에 올렸다. 전직 법무장관 출신으로 군부와 손잡고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에 대한 사법처리를 주도한 티다 우, 미얀마 대법원장, 반부패국 국장과 미얀마 군정을 재정적으로 지원하고 있는 항만관리회사(KTSL) 등이 포함됐다. 미 재무부 해외자산통제실(OFAC)은 “명단에 포함된 이들의 모든 재산은 동결되고 신고되어야 한다”며 “미얀마 쿠데타 발생 1년 이후 미국은 자유와 민주주의를 추구하는 미얀마 국민들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김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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