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국민의힘 의원. 임현동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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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부동(和而不同). 힘든 결정을 해야할 시점이다”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이 28일 자신이 만든 온라인 커뮤니티인 ‘청년의꿈’ 게시판에 올린 글이다. 홍 의원은 “조지훈의 낙화(落花)를 읊조리면서 세상을 관조할 수 있는 지혜를 가졌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화이부동은 논어 자로편에 등장하는 ‘군자 화이부동, 소인 동이불화(君子和而不同, 小人同而不和)’에 나오는 말이다. 공자가 용감하지만 거친 제자 자로를 걱정하는 마음에 남긴 말로 “군자는 남을 존중해 어울리지만, 이익을 취하려고 뜻을 버리고 무리를 만들지 않는다”는 의미다. 차이와 갈등을 인정하고 화합하자는 뜻으로 많이 쓰인다.
홍 의원이 글을 올린 뒤 당내에서는 “정권교체라는 대의를 위해 갈등을 일단 접어두고 윤석열 대선 후보를 지원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 같다”는 해석이 나왔다. 홍 의원이 윤 후보에게 재·보선 공천을 제안한 사실이 알려진 뒤 서로 얼굴을 붉혔던 권영세 선거대책본부장도 달라진 기류에 화답했다. 권 본부장은 이날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홍 선배가 당의 큰 어른이자 큰 정치인다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며 “내가 앞서 조금 과한 표현을 썼는데 홍 선배가 이를 뛰어넘어 원팀으로 도와주실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2021년 11월 5일 서울 용산구 백범 김구기념관에서 열린 2차 전당대회에서 윤석열 후보가 홍준표 후보와 악수하는 모습. 국회사진기자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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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경선에서 윤 후보와 접전을 펼쳤던 홍 의원은 경선 패배 뒤 윤 후보 측과 줄곧 살얼음판을 걸었다. 19일에는 윤 후보와 비공개 회동을 해 결합 가능성도 제기됐으나, 결과가 좋지 못했다. 홍 의원이 최재형 전 감사원장을 종로에, 이진훈 전 대구 수성구청장을 대구 중·남구에 공천해달라고 윤 후보에게 요청한 것이 논란이 됐다.
권 본부장은 홍 의원을 겨냥해 “지도자급 인사가 구태를 보이면 지도자 자격은 커녕 당원 자격도 인정받지 못할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비판했고, 홍 의원은 “어떻게 후보와 이야기한 내용을 가지고 나를 비난하나. 방자하다”고 불쾌감을 숨기지 않았다. 지난 23일에는 홍 의원이 “출당이나 시켜주면 마음이 더 편할 것”이라며 출당까지 거론하면서 갈등이 증폭됐다.
하지만 이날 홍 의원이 윤 후보를 도울 수 있다는 뜻을 내비치고, 권 본부장이 화답하면서 대선 전 어떻게든 갈등이 봉합될 거라는 관측이 당내에서 제기된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원팀을 위해서라면 향후 홍 의원과 권 의원이 공개 화해하고, 홍 의원과 윤 후보도 언제든 다시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손국희ㆍ김기정 기자 9ke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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